[인터풋볼] 최강희호의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인 측면 수비수 자리, 이번에는 해결할 수 있을까.

A대표팀은 26일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 경기를 갖는다. 월드컵행의 반환점을 돈 A대표팀은 현재 2승 1무 1패 승점 7점으로 한 경기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승점 8점)에 뒤진 2위다. 이번 경기를 승리해 조 선두를 되찾고, 최근 4경기 연속 무승 사슬을 끊는다는 목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주공산인 측면 수비수 주인을 찾아야 한다.

카타르전에 소집된 측면 수비수 자원은 왼쪽에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 박원재(전북), 오른쪽 오범석(경찰청), 최철순(상주)이다. 최강희 감독은 남은 최종예선을 고려해 멤버 구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을 공언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오른쪽의 확실한 대안으로 떠올랐던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해 대체 자원으로 최철순을 불러들였다. 사실상 이 네 선수로 앞으로 남은 최종예선을 치러야 한다.

카타르전에서 왼쪽은 윤석영의 선발이 유력하다. 윤석영은 지난 10월 17일 이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첫 경기임에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QPR로 이적한 윤석영은 지난달 6일 크로아티아와 친신경기에서 팀 적응을 위해 소집에 제외됐다. 아직 EPL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으나 리저브 경기에서 컨디션을 조절했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카타르가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겠다. 오버래핑과 크로스로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원재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지만 윤석영에게 밀려 선발로 나서기는 힘들 전망이다.

오른쪽은 오범석의 경험과 최철순의 투지가 맞붙는다. 두 선수 모두 군 복무 중인 만큼 군인정신으로 똘똘 뭉쳤다. 오범석은 2010 남아공월드컵을 비롯 꾸준한 국제대회 경험과 기복 없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최철순은 크로아티아전에서 18분을 뛰었지만 뛰어난 활동량과 투지로 최강희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최철순은 “경쟁을 통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상대는 카운트어택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보다 한 수 아래다. 주 공격 루트는 역습에 이은 측면 크로스나 세트피스다. 좌우에서 상대에 크로스를 내주지 않고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범하지 않는 영리한 수비가 필요하다. 곽태휘가 빠진 중앙 수비진과의 호흡도 관건이다. 더불어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미드필드진과의 연계 플레이, 정확한 크로스로 공격에 힘을 보태야 한다. 지나치게 무리하게 공격에 가담해 상대 역습에 빈 공간을 내줘서는 안 된다.

최강희 감독은 “최근 활약과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들로 꾸렸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다가올 월드컵을 겨냥했다.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라 호흡만 가다듬으면 좋은 조합을 이룰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6월 8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1차전을 기점으로 대표팀 측면 수비는 자리를 잡는 듯 보였다. 박주호(바젤) – 최효진(서울), 이어 레바논전에서 박주호-오범석(경찰청) 라인을 구축했다. 특히 박주호는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에서도 입지를 다졌다. 문제는 오른쪽이었다. 최효진, 오범석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한 최강희 감독은 K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한 신광훈(포항), 고요한(서울)을 호출했다. 하지만 우즈벡전에서 박주호-고요한 라인은 생각만큼 탄탄하지 않았다.

▲ WC 최종예선 및 친선 경기 측면 수비수 변화 (좌)-(우)

1차전 : 카타르(2012. 06. 08), 박주호 – 최효진

2차전 : 레바논(2012. 06. 12), 박주호 – 오범석

친선전 : 잠비아(2012. 08. 15), 박원재 – 신광훈(후0 고요한)

3차전 : 우즈벡(2012. 09. 17), 박주호 – 고요한

4차전 : 이란(2012. 10. 17), 윤석영 – 오범석

친선전 : 호주(2012. 11. 14), 김영권(후0 최재수)- 신광훈(후0 김창수)

친선전 : 크로아티아(2013. 02. 07), 최재수 – 신광훈

이 상황에서 최강희 감독은 천군만마를 얻었다. 바로 2012 런던 올림픽 멤버들이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전력을 보강했다. 특히 측면 수비수 고민을 덜어줄 선수로 윤석영, 김창수를 거론됐고, 윤석영은 이란전에 나섰다. 팔꿈치 부상으로 회복 중이었던 김창수를 대신해 경험이 풍부한 오범석을 기용했다. 결과는 수적 우위에도 불구 0-1로 졌다. 윤석영은 A매치 인상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도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어 열린 호주전에서 국내파와 아시아 권역에 있는 선수들 위주로 점검에 나섰다. 전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신광훈 라인을 가동했다. 후반에는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최재수(수원),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김창수가 투입됐다. 기대를 걸었던 김창수는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신 최재수-신광훈은 확실한 대안으로 떠오르며 지난달 6일 열린 크로아티아전에 출전했다. 하지만 강대 상대에 힘 한번 제대로 못쓰며 고배를 마셨다. 그 동안 가용한 선수들을 모두 활용해 봤지만 최강희 감독의 욕구를 채워줄 수 없었다.

결국 고민을 안고 카타르전에 임하게 됐다. 그나마 위안은 일주일 전에 소집됐기에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카타르전을 통해 그간 최강희 감독의 속을 썩였던 측면 수비수들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현민 기자

사진=윤석영-박원재-오범석-최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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