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K리그 최고의 감독들이 토너먼트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그 주인공은 황새 황선홍 감독과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하나시티즌과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FC서울은 15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두 명장의 자존심 대결에 큰 관심이 주목된다.

이 경기를 두고 '황선홍 더비'라는 애칭도 생겼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난 2016년 6월 최용수 감독이 서울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중국 슈퍼리그(CSL)의 장수 쑤닝으로 향했다. 그 뒤를 이어 황선홍 감독이 서울 사령탑에 올랐다. 황 감독은 취임 첫 해 K리그 클래식(K리그1) 우승을 거머쥐었고, FA컵 준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진출했다.

허나 2018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지자 황 감독은 그해 5월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서울은 5개월 뒤에 다시 최용수 감독을 선임했다. 중간에 감독대행 체제를 제외하고 큰 틀에서 보면 최용수-황선홍-최용수 순서로 서울 지휘봉이 이어졌다.

재정비를 마친 황선홍 감독은 K리그2 거함으로 떠오른 대전 감독을 올해부터 맡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K리그1에서 서울과 함께 고군분투 중이다. 2부리그와 1부리그라는 시스템 안에서 두 감독이 마주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운명의 장난일까. FA컵 추첨에서 대전-서울의 ‘황선홍 더비’ 가능성이 만들어졌다. 2라운드부터 대회에 참가한 대전은 2연승을 거둘 시 서울과 맞붙는 대진표를 받았다. 그 결과 춘천시민축구단(3-0), 안산그리너스(2-0)를 차례로 꺾고 16강에 안착해 서울 앞에 마주섰다.

춘천을 꺾었던 날 황선홍 감독은 “서울과 만나고 싶다. 잘하는 팀이기 때문에 한번 맞붙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바람대로 서울을 마주하자 황 감독은 “(시즌 초에) 당분간 최용수 감독과 못 만날 줄 알았다. 하지만 FA컵 대진표를 보고 예상보다 빨리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의 기대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현재 대전은 K리그2에서 5승 3무 2패 승점 18점으로 2위에 자리했다. 브라질 특급 공격수 안드레(8골)와 바이오(2골)의 화력이 메인 무기다. 서울은 K리그1에서 3승 1무 7패 승점 10점으로 10위에 있다. 지난 시즌(3위)에 비해 공수 밸런스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2부리그 2위와 1부리그 10위의 단판 대결. 계급장(소속리그)을 떼고 싸우는 이 대결에서 단 한 팀만 웃을 수 있다. 이날 승리팀이 앞으로 3경기를 더 이기면 FA컵 정상에 도달한다. 즉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까지 받게 된다. 대전에게도, 서울에게도 이번 16강전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매치업이다.

사진=인터풋볼, 대전하나시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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