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A대표팀이 또 한번 세트피스 실점에 발목을 잡혔다.

A대표팀은 6일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잘 싸우고도 0-4로 패했다. 경기 초반 기성용, 구자철의 적극적인 중원 압박을 바탕으로 최전방 지동원, 측면 손흥민, 이청용의 움직임이 빛났다. 그러나 상대 문전에서 확실히 결정 짓지 못하며 상대에 역습 기회를 내줬고, 전반 두 골 후반에 두 골을 실점해 고배를 마셨다.

승부처는 전반 31분이었다. 경기를 잘 풀어오던 A대표팀은 페널티지역 좌측 대각 부근에서 패스 미스로 쓸데 없는 파울을 범했다. 크로아티아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라키티치가 오른발 프리킥을 올렸고, 만주키치가 쇄도하며 헤딩으로 밀어 넣었다. 신형민(27, 알 자지라)이 만주키치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놓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렇다고 신형민만 탓할 수 없는 것은 이미 기량과 피지컬로 정평이 나있는 상대 주포에 대한 협력 수비가 아쉬웠다. 주변에 있던 동료들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이 골로 경기 흐름을 빼앗겼고, 원하는 경기를 펼칠 수 없다.

세트피스 실점이 아쉬운 이유는 그간 A대표팀의 약점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오늘 한 경기를 두고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그러려니 할 수 있겠지만 세 차례 연속 세트피스로 무너진 것은 분명 개선해야 할 문제다. 지난해 11월 14일 호주(1-2 패)와의 평가전에서 종료직전 골을 내줘 패했다. 앞서 열렸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0-1 패), 우즈벡(2-2 무)전에서 비슷한 패턴으로 실점해 다잡은 경기를 놓쳤다.

오는 3월 26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5차전을 한 달 가량 남겨둔 시점에 이번 경기를 통해 A대표팀의 확실한 단점을 찾게 됐다.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은 전력적으로 한 수 아래이기 때문에 세트피스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2월 말 한 차례 더 평가전을 갖는 A대표팀이 한층 더 견고해진 수비력을 갖춰야 악순환이 되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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