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대전] 정지훈 기자= 친정팀 안산에 비수를 꽂은 대전의 미드필더 박진섭이 결승골을 넣고 최대한 기쁨을 자제하며 친정팀에 대한 예우를 지켰다. 경기 후에는 안산의 벤치로 찾아가 인사를 건넸고, 안산의 옛 동료들과 코치진도 진심으로 축하를 전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하나시티즌은 1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에서 안산 그리너스를 2-0으로 제압하며 16강(4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황선홍의 대전은 FC서울과 16강에서 만나게 됐고, ‘황선홍 더비’가 성사됐다.

경기 후 박진섭은 “저번 주 리그 경기에서 좋은 분위기를 갈 수 있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FA컵이 중요했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준비한 대로 나온 것 같아 승리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전반전은 팽팽한 흐름이었다. 전체적인 주도권을 대전이 잡은 가운데 계속해서 찬스를 만들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특히 바이오와 박용지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 몇 차례 찬스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미드필더 박진섭이었다. 후반 12분 김세윤의 코너킥을 이정문이 패스를 연결했고, 문전에 있던 박진섭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박진섭은 최대한 기쁨을 자제하며 두 손을 아래로 내렸고,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진섭은 “프로 무대에 와서 첫 이적이다. 안산이 제게 프로 데뷔의 기회를 준 팀이다. 골을 넣을지 몰랐다. 상상으로 골을 넣게 된다면 친정팀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후 박진섭은 안산의 벤치로 찾아가 옛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안산의 동료들과 코치진도 박진섭에게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박진섭은 “안산 동료들이 굳이 친정팀에 골을 넣어야 했냐고 말을 해주셨다.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해줬고, 응원을 해줬다. 감사했다”며 밝게 웃었다.

이번 시즌 대전의 유니폼을 입은 박진섭이 팀에 빠르게 적응하며 주전을 꿰찼다. 특히 황선홍 감독은 박진섭에게 꾸준한 기회를 주며 믿음을 드러냈고, 박진섭도 믿음에 보답하며 벌써 4골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박진섭은 “우리 미드필드에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저는 꾸준하게 하고 있고, 작은 기회를 잡고 있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공수 조율을 요구하신다. 소통을 통해 발전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진섭은 “개인적으로 대전 팬 분들에게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생각보다 골이 빨리 터졌다. 이번 시즌 목표로 공격 포인트 10개를 잡았는데 순조롭게 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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