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동국(34, 전북), 박주영(28, 셀타 비고), 손흥민(21, 함부르크 SV)이 크로아티아전에서 공존할 수 있을까.

A대표팀은 6일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이 평가전은 오는 3월 26일 열리는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최상의 조합을 찾고,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자리다.

최강희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에서 한국 축구의 영원한 과제인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한다. 그 중심에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이동국(34, 전북), 박주영(28, 셀타 비고), 손흥민(21, 함부르크 SV)이 있다.

최 감독은 세 선수의 활용을 두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경쟁자로 보기에는 각자 스타일이나 포지션 소화 능력이 다르고, 한계가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진행형인 기량이다. 최 감독은 지금까지 4-2-3-1 전형을 주로 썼지만 이번에는 투톱으로 변화 줄 것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이동국, 박주영의 공존 가능성도 커진다. 현 대표팀에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이 있지만 조커로 기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손흥민은 공격 어느 위치에도 뛸 수 있는 전천후다. 여기에 이동국, 박주영의 장점을 쏙 빼 닮은 현대 축구에 가장 걸맞은 선수다. 그렇기에 측면을 맡겨도 무방하다. 결국 세 선수가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언급 했듯 대표팀은 4-2-3-1을 주로 사용했다. 철저하게 이동국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 만큼 이동국 만한 공격수가 없다는 말이다.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하나 지금까지 거쳐온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평가전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10월 16일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는 이동국의 공백을 실감했다. 이후 이동국이 복귀한 11월 14일 호주전은 숨통이 트였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동국에게만 의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투톱을 가동해 박주영과 손흥민을 적극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4-4-2 혹은 4-4-1-1을 가동할 경우 최전방에 이동국을 놓고 또 한 명의 공격수를 포지션에 구애 받지 않는 프리롤로 배치하는 것이다. 박주영, 손흥민 중에 이 역할을 맡게 된다. 현재까지 대표팀 내 위치를 본다면 박주영이 프리롤에 배치되고, 손흥민이 측면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동국이 상대 수비에 집중 견제 당할 것은 틀림 없다. 전방에서 상대 수비와 싸워 2선 침투하는 동료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때 박주영은 빈 공간을 파고들어 슈팅 기회를 만들어 결정 지어야 하는 것은 물론 미드필드와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게 활동 폭을 넓혀야 한다. 여기에 손흥민이 빠른 발을 활용해 크로아티아 측면 수비의 느린 발을 공략한다면 다양한 공격 패턴이 이뤄질 것이다.

단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동료들과의 호흡이다. 세 선수가 각자 가진 기량을 뿜어내는 것도 중요하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소용없다. 이동국은 국내파 위주로 치러진 평가전에서 K리거들과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해외파가 가세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호흡적인 부분과 빠른 경기 템포를 따라갈 수 있느냐다. 여기에 체격 조건이 뛰어난 유럽 선수들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독일과 잉글랜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박주영의 마음은 한결 가볍다. 현 대표팀은 자연스레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 줄 적임자다.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 김보경 등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무대에서 긴 시간 호흡했다. 그러나 리그에서 3개월 동안 득점이 없는 것은 고민이다.

손흥민이 빠른 시일 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소속팀에서 펄펄 날고 있지만 대표팀에만 오면 그저 그런 선수가 되고 말았다. 분데스리가에서 돌풍을 이어 가느냐가 관건이다.

세 선수가 크로아티아전을 통해 공존의 해답을 찾고 더불어 득점포를 가동해 최 감독의 고민을 씻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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