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안정환(44)의 헤더골과 이천수(38)의 오노 세리머니가 벌써 18년 전 일이다.

2002년 6월 10일 낮 3시 30분 대구월드컵경기장(대구스타디움)에서 한국과 미국의 D조 조별리그 2차전이 열렸다. 1차전에서 폴란드에 2-0 완승을 거둔 한국과 포르투갈을 3-2로 누른 미국의 맞대결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이운재, 최진철, 홍명보, 김태영, 송종국, 유상철, 김남일, 이을용, 박지성, 황선홍, 설기현을 선발로 투입했다. 브루스 어리나 감독의 미국은 랜던 도너번, 클린트 매시스, 존 오브라이언, 브래드 프리델 등이 출전했다.

한국은 미국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24분 황선홍이 헤더 경합 중 부상을 당해 치료받으러 나간 상황에서 매시스가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대회 한국의 첫 실점이었다.

후반 11분 황선홍을 대신해 안정환이 교체 투입됐다. 안정환은 후반 33분 이을용이 올려준 왼발 크로스를 헤더슛으로 마무리했다. 이 공은 미국 골문 구석에 꽂혔다. 득점 직후 안정환을 포함해 한국 선수단은 코너플래그 앞에 모여 쇼트트랙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 세리머니는 2002년 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을 재연한 것이다. 당시 김동성과 안톤 오노가 1,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오노의 허위 액션으로 김동성이 실격 처리되면서 금메달이 오노의 목에 걸렸다.

전국민의 분노를 산 이 사건이 한국과 미국의 월드컵 경기에서 다시 나왔다. 득점자 안정환은 김동성 역할을 맡았고, 뒤따라 달려오던 이천수는 오노를 따라했다. 그 뒤로 설기현, 김남일, 송종국, 최진철 등이 쇼트트랙 세리머니를 따라해 한국인들의 울분을 풀어줬다.

그로부터 정확히 18년이 흘렀다. 안정환은 현역 은퇴 후 방송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JTBC의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에서 어쩌다FC 감독을 맡아 스포츠 레전드들에게 축구를 전수하고 있다. 이천수는 인천유나이티드 전력강화실장, 설기현과 김남일은 각각 경남FC, 성남FC 감독을 맡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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