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이탈리아 북부도시 베르가모시(市)의 시장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콕 집어 코로나19 확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유럽 전역을 강타했다. 그중 가장 먼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주(州)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5일 기준 확진자가 7만여 명에 육박하며 사망자는 6,82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 전체로 퍼진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합리적인 추론이 이어지고 있다. 2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아탈란타와 발렌시아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로 손가락이 향한다.

이 경기 이후 이탈리아,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당시 수백 명의 발렌시아 원정팬들은 물론 대규모 스페인 취재진이 밀라노를 찾았다. 이들 중 다수가 자국으로 돌아간 뒤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이며 사태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발렌시아 수비수 에세키엘 가라이(33)를 비롯해 발렌시아 선수단 35%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4만여 명이 운집한 아탈란타-발렌시아의 16강 1차전.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이탈리아 내에서 코로나19 최대 피해를 입은 베르가모의 지오르지오 고리 시장의 입장을 25일 전했다. 롬바르디아주에 위치한 베르가모시는 밀라노에서 40km 떨어진 인구 12만 여명의 중소 도시다. 이들 중 6,728명이 코로나 확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리 시장은 “(아탈란타와 발렌시아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코로나바이러스 폭탄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 확진자를 그때부터 집계했다면 4만 명의 관중이 감염된 걸로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많은 사람들이 그룹을 지어 해당 경기를 관람했다. 그날 밤 팬들 사이에서 수많은 접촉이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을 통해 옮겨진 것”이라고 말하며 구름관중이 집결한 챔피언스리그 경기 때문에 자신의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은 UEFA는 2주 뒤 발렌시아에서 열린 아탈란타와 발렌시아의 2차전을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다. 이후 모든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UEFA의 모든 경기, 유럽 각국 대부분의 리그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아탈란타-발렌시아의 2차전.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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