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ACL 조호르 원정을 앞둔 수원삼성이 18시간 이동한 끝에 결전지인 말레이시아 조호르에 입성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일부 경기가 취소됐지만 이번 조호르 다룰 탁짐전은 정상진행된다. 수원 구단은 선수단 건강과 방역에 만전을 기하면서 이동을 완료했다.

수원은 3일 오후 9시 45분(이하 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의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조호르를 상대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원정경기를 치른다. 수원은 코로나19 문제로 광저우 에버그란데전이 연기된 가운데 비셀 고베와 치른 첫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조호르는 수원이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로 여겨진다. 다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쉽지 않은 장거리 원정길이 더 어려워진 느낌이다.

이번 경기가 성사될지 조차 예상하기 힘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지에서도 경기진행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수원 관계자는 “출발 전날인 28일 밤까지도 AFC와 실시간 연락하며 최종결정을 기다렸다. 결국 28일 밤 경기가 정상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29일 아침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은 2월 29일 오전 7시에 클럽하우스를 출발해 조호르 이동에만 18시간이 걸렸다. 더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싱가포르 루트(8시간 소요)가 있었지만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가 발표될 것을 우려한 수원 구단은 쿠알라룸푸르 국내선 루트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출발 이틀 전 싱가포르 정부는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두 차례 비행편을 탑승하면서 8시간이 소요됐고 버스이동 3시간, 환승대기 및 수속시간이 7시간 소요되면서 1일 오전 1시가 돼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자정이 가까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경찰이 공항에서 숙소까지 선수단 에스코트에 나섰다. 조호르 구단주이자 조호르주 왕세자 및 말레이시아 축구협회 회장인 툰쿠 이스마일 술탄 이브라힘의 위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수원은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선수단 이동 중 마스크-라텍스 장갑 착용 등 개인건강과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이번 사태로 비행기 승객이 거의 없어 선수와 다른 승객들의 간격을 충분히 두고 이동했다는 후문이다. 쿠알라룸푸르 착륙 직전 승무원들의 기내소독이 실시됐고 착륙 후 발열검사 실시 및 문진표가 배포됐다.

선수단 자체적으로도 건강 유지를 위해 외출을 자제하기로 결의했다. 호텔에서 지내기로 하면서 많은 선수들이 독서를 하거나 태블릿 PC를 이용해 휴식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수원의 외국인 공격수 아담 타가트는 이번 상황에 대해 “코로나 사태로 다른 종목의 몇몇 외국인 선수들이 귀국했다는 뉴스는 알고 있다. 현재 상황은 분명 낯선 경험이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두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믿고 팀으로 하나 되어 시합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려움이 있지만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사진= 수원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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