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세비야(스페인)가 예상대로 유로파리그 결승에 안착했다.

세비야는 15일 오전 4시 5분(한국시간)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렌체 아르테미오 프란키에서 열린 2014-15 UEFA 유로파리그(UEL) 준결승 2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지난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일찌감치 결승행 티켓을 예매, 2차전도 이겨 무난히 발권에 성공했다.

그간의 과정을 살펴보면 세비야가 왜 10시즌 동안 UEL에서 3번이나 정상에 올랐는 지 알 수 있다.

우선, 편차 없는 경기력이다. 세비야는 공격은 홈, 원정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돌격 앞으로가 아니다. 홈에서는 ‘닥공’이지만, 원정에서는 움츠리고 있다 단번에 상대 허점을 파고드는 ‘역습’의 정석을 보여준다.

특히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올 경우 기어코 벽을 깨부순다. 지난달 17일 유로파 단골인 제니트(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잘 드러났다. 선제골을 넣은 제니트는 세비야 원정에서 소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작정하고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세비야가 후반 중반 바카의 헤딩골로 따라붙자 더 안 먹으려 라인을 내렸다. 이때 세비야는 측면, 중앙을 가리지 않는 돌파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퍼부었다. 후반 43분 수아레스가 균형을 깨뜨리는 중거리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렇듯 한 골을 먹어도 두세 골을 넣을 수 있는 게 매력이다. 팬들 입장에서도 보는 눈이 즐겁다.

또, 다양한 득점 루트다. 세비야는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총 14경기에서 26골을 몰아쳤다. 경기당 두 골에 가까운 득점이다. 조별리그 때는 아직 시즌 초반이고 팀이 만들어지고 있던 상황이라 공격에 불이 덜 붙었고, 유로파에서 익숙지 않은 ‘패’까지 있었다. 그러나 토너먼트가 시작된 32강 보루시아 묀헨 글라드바흐전 총합 스코어 5-2를 시작으로 16강 비야 레알(5-1), 8강 제니트(4-3), 4강 피오렌티나(5-0)를 상대로 무려 18골을 터트렸다.

공격진은 언제 어디서든 기회가 오면 지체 없이 골망을 가르기도, 막히면 동료에게 만들어준다. 현재 세비야에서 바카가 5골 2도움으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가메이로(4골 2도움), 수아레스(3골), 비톨로(3골 2도움), 음비아(3골 2도움), 비달(2골 4도움), 이보라(2골 1도움)가 뒤를 잇고 있다. 특정 선수에 치우치지 않으니 상대 입장에서 수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는 ‘난공불락’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이다. 세비야는 5월 3일 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2-3으로 석패하기 전까지 홈 34경기 무패(28승 6무, 레알전 1패 이후 UCL 4강 피오렌티나전 2연승)를 달렸다. 이는 UEL과 라리가를 포함한 기록이다. 라리가 양대 산맥인 바르셀로나와 레알조차 이곳에서 맥을 못 춘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홈 경기장에 익숙한 선수들은 자신감에 가득 차있다. 유로파가 내 집 같이 편한 비결이다.

세비야의 결승 상대는 돌풍의 드니프로(우크라이나)로 정해졌다.드니프로에 안방마님의 매서움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가 된다.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first10@interfoot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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