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서귀포] 이현호 기자="삐익~" 휘슬이 자주 울렸다.

정정용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서울 이랜드 FC는 2월초부터 제주도 서귀포 일대에서 전지훈련에 열중이다. 12월에는 전남 목포, 1월에는 태국 촌부리에서 다함께 굵은 땀방울을 흘리던 서울 이랜드는 제주도에서 3차 전지훈련 중이다.

서울 이랜드의 훈련에는 다소 특이한 점이 하나 있었다. 일반적인 축구 규칙과 다르게 휘슬 소리가 자주 들린 것이다. 주로 뒤쪽으로 백패스를 할 때마다 정정용 감독의 휘슬이 바쁘게 울렸다. 휘슬과 함께 선수단은 훈련을 잠시 멈추고 공격권을 넘겨주거나, 공을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정정용 감독은 “백패스가 자주 나와서 그때마다 휘슬로 멈춰 세웠다.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습관이 되어있는 경우가 있다. 말로는 잘 안 된다. 패스 훈련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아예 훈련 중에 룰을 정한다. 백패스하면 휘슬을 분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엔 쉽지 않았다. K리그 경기를 보는 팬들을 위해 백패스를 줄여야 한다. 무조건 공격을 하자는 말이 아니다. 빠른 공수전환을 위해 백패스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어쩔 수 없을 때는 백패스를 허용한다. 정 감독은 “앞으로 주려고 해도 공간이 없어서 뒤로 빼는 건 괜찮다”고 덧붙였다.

‘백패스 반칙’은 서울 이랜드에서 처음 시도하는 훈련이 아니다. 정정용 감독은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도 그렇게 했다. 어린 선수들일수록 더 빨리 받아들인다”고 경험담을 들려주며 “우리 서울 이랜드 선수들도 곧잘 따라온다. 백패스를 최대한 안 하면서 축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은 어떤 입장일까. 최근 서울 이랜드로 임대 이적한 수비수 이상민(22)은 “패스할 때마다 움찔움찔한다. 어쩔 수 없을 때에만 백패스를 하는데 그럴 때에도 감독님 눈치를 본다. 혹시라도 휘슬이 울릴까 생각하면서 패스를 한다”고 전했다.

이상민도 이런 훈련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U-23 대표팀에서 김학범 감독님도 백패스를 못하게 했다. 김 감독님은 훈련장에서 소리를 많이 치는 스타일인데 백패스가 나올 때마다 크게 소리치셨다. 그때 적응을 잘해서 정정용 감독님의 '백패스 금지' 훈련도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사진=서울 이랜드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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