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바르셀로나의 14개 슈팅 중 11개가 메시 혼자 기록한 슈팅이었다. 지독한 메시 의존증을 극복하지 못했을 더러 키케 세티엔의 티키타카(패스 축구) 전술을 치명적인 약점을 보이며 발렌시아 원정에서 13년 만에 패했다.

바르셀로나는 26일 오전 0시(한국 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에 위치한 캄프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2019-20 시즌 스페인 라리가 21라운드에서 0-2 완패를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3-5-2 대형으로 앙투앙 그리즈만-리오넬 메시가 투톱으로 나섰고 중원에 호르디 알바-아르투르-세르히오 부스케츠-프랭키 데용-안수 파티가 위치했다. 3백은 사무엘 움티티-헤라르드 피케-세르지 로베르토가 구성했고 골키퍼는 마르크 테어슈테겐이 출격했다.

# 패배를 부른 치명적인 약점 2가지

점유율과 패스를 중시하는 키케 세티엔 감독의 전술 맹점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3-5-2 대형을 구축하고 라인을 올려 패스 전개할 경우, 수비 뒷공간이 쉽게 허물어지는 것이다. 좌우 윙백인 알바와 안수 파티가 사실상 윙어처럼 올라서기 때문에 수비가 순간적으로 허술해지는데 발렌시아에 그 부분을 공략당하며 전체 대형이 무너졌다.

둘째로 중원과 3백 사이의 공간이다. 이 날 세 명의 미드필더 모두 상당히 전진된 위치에서 빌드업을 펼치며 그리즈만과 메시를 도왔다. 하지만 발렌시아가 전진 압박을 펼치고 빠른 역습을 펼칠 때 수비적으로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고 3백에 과도한 수비 부담이 몰리며 계속해서 슈팅 기회를 내줬다.

두 개의 약점을 경기 내내 극복하지 못했고 발렌시아가 교묘하게 공략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내내 점유율을 가진 쪽은 바르셀로나였지만 실제 공격 기회는 발렌시아가 더 많이 창출했다. 막시 고메즈를 필두로 한 발렌시아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고 바르셀로나는 패널티킥(PK)까지 내줬지만 테어슈테겐의 엄청난 선방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3분 막시 고메즈의 벼락 같은 슈팅이 알바를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며 바르셀로나는 0-1로 끌려갔다. 이후 공격 작업을 위해 아르투르를 빼고 비달을 투입했는데 비달은 공격적으로 전진해 투톱을 도왔다. 하지만 수비, 측면 뒷공간을 계속해서 허용했고 결국 후반 32분 막시 고메즈에게 추가 실점을 하며 0-2로 점수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 지독한 메시 의존증, 극복 불가인가?

추가 실점 이후에도 바르셀로나는 짧은 패스를 통해 공세를 이어갔지만 전진 패스 미스와 계속되는 발렌시아 수비진의 공 차단으로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메시가 홀로 돌파해 만든 슈팅마저 도메네크 골키퍼에게 막혔다. 그리즈만과 안수 파티는 공격적으로 큰 도움을 주지 못했고 높은 점유율은 큰 효율을 내지 못했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13년만에 발렌시아 원정에서 패하게 됐다.

영국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닷컴’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74%의 점유율, 92%의 패스 성공률, 14개의 슈팅을 기록했지만 867개의 패스 중 키패스는 단 8개였고 유효슈팅은 5개에 불과했다. 또한 메시 혼자 11개의 슈팅과 4개의 유효슈팅을 만들어냈는데 이는 메시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줬다. 투톱으로 나온 그리즈만은 0개의 슈팅, 공격적으로 올라왔던 데용과 안수 파티는 각각 1개의 슈팅만을 기록했다.

수아레즈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메시에게 과도한 공격 부담이 몰리고 있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에서 키케 세티엔으로 감독이 바뀌고 전술 자체도 달라졌지만 메시 의존증은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점유율을 가지고 압도적인 패스 횟수를 기록해도 메시가 활약하고 득점해야만 승기를 잡는 패턴은 바뀌지 않았다. 과연 세티엔 감독이 메시 의존증과 치명적인 약점을 보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스포라이브 기자단 ‘스포터 1기’ 신동훈

사진=게티이미지, 스포라이브 데이터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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