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방콕(태국)] 이현호 기자=김학범호 최전방에는 비슷한 듯 다른 두 명의 장신 스트라이커가 있다. 이 둘은 경기장 밖에서도 서로를 보고 배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태국에서 진행 중인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C조 조별리그 3경기 전승으로 대회를 시작했다. 이어 8강 요르단전 (2-1), 4강 호주전(2-0)까지 승리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만 남겨두고 있다.

이 대회를 앞두고 김학범 감독이 소집한 23명 명단에는 2명의 공격수가 이름을 올렸다. 18번 오세훈(21, 상주상무)과 9번 조규성(21, FC안양)이다. 만 나이로는 동갑이지만 한국 나이로는 1살 차. 오세훈이 동생이다. 신장은 오세훈(193cm)이 조규성(185cm)보다 더 크다.

둘은 생일도 비슷하다. 오세훈은 조별리그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날(1월 15일)이 생일이었다. 이날 홀로 멀티골을 터뜨린 오세훈은 방콕을 찾은 교민과 팬들로부터 생일 축하 노래까지 선물로 받았다. 조규성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 하루 전(1월 25일)이 생일이다. 오세훈에 이어 생일 자축포가 기대된다.

김학범 감독은 대회 5경기를 치르면서 두 선수에게 골고루 출전 기회를 나눠줬다. 주로 4-2-3-1 포메이션을 쓰기 때문에 둘이 동시에 선발로 나온 경우는 없었다. 오세훈은 조별리그 1차전, 3차전, 4강전에 선발로 나왔고, 조규성은 2차전, 8강전에 선발 출전했다. 순서로 보면 오,조,오,조,오 패턴이다.

기회를 주면 곧바로 보답하는 오세훈과 조규성이다. 오세훈은 1차전 중국전에서 침묵했지만 우즈벡전에서 멀티골을 넣었고, 4강 호주전에서는 골대를 때리거나 동료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며 제 역할을 했다. 조규성은 2차전 이란전 중거리 슛으로 골을 넣더니, 8강 요르단전에서 헤더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공교롭게도 오세훈과 조규성은 이 대회 기간 동안 같은 방을 쓰고 있다. 오세훈은 지난 8강전을 앞두고 “방 안에서 취미 얘기도 하고 서로 생활적인 부분도 얘기한다. 가장 많이 하는 대화는 경기에서 서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즉 축구 얘기들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은 경쟁하는 사이다. 감독의 선택은 단 한 명만 받을 수 있다. 방 안에서 조금의 경쟁도 없을까. 22일 호주전을 마치고 다시 만난 오세훈은 “방 안에서 경쟁은 전혀 없다. 저희 사이에 지인이 있는데 그분께서 ‘옆 동료가 잘되어야 자기도 잘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좋은 일 있을 때 함께 기뻐한다”고 답했다.

이어 조규성과의 선의의 경쟁을 두고 “각자 못했던 부분이 있는데 경쟁을 통해 채워나간다. 소통하며 서로의 장점을 바라보면서 성장한다”고 말했고, 자신과 조규성을 포함해 팀 내 4명이 2골씩 넣은 것에 대해 “득점왕 욕심은 없다. 공격수로서 골 욕심은 있지만 팀에 희생하면서 보탬이 되고 싶다. 동료에게 완벽한 찬스가 있으면 패스하겠다”고 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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