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송클라(태국)] 이현호 기자=이란 U-23 축구대표팀은 최근 사망한 이슬람 지도자를 추모하기 위해 검은 완장을 팔에 두른 채 대회에 나섰다.

이란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현재 태국 남부 해안도시 송클라에 체류 중이다. 지난 8일부터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C조에 편성되어 우즈베키스탄(1-1)과 한국(1-2)을 차례로 상대했다. 1무 1패로 조 3위에 그친 이란은 오는 15일 송클라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3차전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여부를 알 수 있다.

앞서 열린 우즈벡과의 1차전에서 이란 선수단의 복장이 눈길을 끌었다. 붉은 유니폼을 입은 선발 11명 모두 팔에 검정색 완장을 찼기 때문이다. 축구에서 검은 완장은 슬픈 일을 기릴 때 취하는 단체 의식이다. 완장의 배경을 이란 관계자에게 묻고 싶었으나 우즈벡전에서는 만날 수 없었다.

우즈벡전에서 완장을 착용한 이란 선수단.

3일 뒤에 같은 곳에서 열릴 한국과 이란의 2차전 경기를 기약했다. 하지만 이란 대표팀은 흰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한국전에서 단 한 명도 완장을 착용하지 않았다.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다행히 이 경기에서 여러 이란 취재진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이란 국영방송 ‘IRIB(이란 이슬람 공화국 방송)'의 이스마일 히라시 기자는 “최근 세상을 떠난 우리의 리더 솔레이마니를 추모하기 위해 선수단이 완장을 찼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전에 완장을 착용하지 않은 이유는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이란 축구협회 소속 소헤일 사다트만디 사진기자 역시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이란 전 국민이 슬픔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들이 언급한 솔레이마니는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미국 정부의 드론 공격에 의해 살해된 전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핵심 간부를 뜻한다. 솔레이마니는 1988년부터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란 대표팀의 팔에 둘러진 검은 띠는 자국 지도자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기 위함이었다.

한국전에서 완장을 착용하지 않은 이란 선수단.

사진=A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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