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인천공항, 송클라(태국)] 이현호 기자=지난해 오세훈(20, 상주상무)과 함께 아산 무궁화에서 활약했던 김도혁(27, 인천 유나이티드)이 오세훈의 '레벨 업'을 기원했다. 이에 오세훈은 “꼭 형 말처럼 더 성장하겠다”고 화답했다.

지난 7일 늦은 저녁 인천국제공항에서 인천 선수단을 만났다. 이들은 2020시즌 준비를 위해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던 길이었다. 그중 김도혁을 만나 짧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새 시즌 다짐을 전하던 그는 “지금 U-23 대회 취재가시냐”고 묻더니 “(오)세훈이에게 해줄 말이 있다”고 붙잡았다.

김도혁과 오세훈은 지난 시즌 중반까지 아산 무궁화에서 함께 뛴 동료였다. 김도혁은 병역 의무를 위해 아산으로 ‘입대’한 선수, 오세훈은 울산현대에서 아산으로 임대 이적한 ‘일반’ 선수였다. 시간이 흘러 제대한 김도혁은 원소속팀 인천으로 복귀했고, 오세훈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 소집되어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김도혁은 “꼭 이 말을 하고 싶다. 세훈아 너가 이 말을 들을 때 형은 너랑 같이 태국에 있겠지. U-23 대회 보러 갈 수 있으면 갈게. 항상 응원한다. 아산에 있을 때 너랑 같이 뛸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고마웠다”며 애틋한 표정으로 오세훈을 격려했다.

이어 “아산에서 세훈이가 저를 참 좋아했다. 항상 인터뷰 할 때마다 제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고마웠다. 저 역시 세훈이를 너무 좋아한다. 동생으로서도 좋고 선수로서는 팬이다”라고 응원 배경을 설명했다.

193cm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은 수차례 자신의 롤모델로 김신욱(31, 상하이 선화)을 꼽았다. 포스트 플레이를 배우고 싶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에 김도혁은 “세훈이가 김신욱 선배 이야기를 자주 했다. 꼭 세훈이가 원하는 제2의 김신욱이 되길 바란다. 더 노력해서 김신욱 선배까지 넘어서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도혁은 지난달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오세훈에게 "군대는 빨리 가야 한다고 제가 강조했다. 겨우 일주일 들어갔다가 잠시 나왔는데 힘들어하더라. 머리 짧게 깎은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워낙 키도 크고 잘생겨서 다부져보였다"고 오세훈의 '반삭' 외모를 높이 평가했다.

위와 같은 말을 오세훈에게 직접 전달했다. 지난 9일 태국 송클라에서 열린 중국과의 챔피언십 1차전을 마친 뒤 만난 오세훈은 밝은 표정으로 “도혁이 형은 아산에서 함께 뛸 때 정말 좋은 형이었다. 도혁이 형뿐만 아니라 아산 형들 덕분에 많이 성장했다. 꼭 도혁이 형 말대로 성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훈련소에서 잠시 나와 U-23 챔피언십에 출전한 것에 대해 "훈련소 조교님들이 TV로 응원해준다고 하셨다. 훈련소에서 응원할테니 잘하고 오라고 하셨다"면서 '일주일 군생활'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지금은 소속팀이 다르지만 서로를 끝까지 응원하는 김도혁과 오세훈의 브로맨스에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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