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수단 중 20번 선수의 이름이 독특하다.

[인터풋볼=송클라(태국)] 이현호 기자=한국전을 앞두고 중국 기자가 자국 선수를 가리키며 “브라질 사람 아니다”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한국과 중국은 9일 오후 10시 15분(한국시간)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한국의 1-0 승. 90분 동안 0-0이었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이동준이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한국은 조 1위, 중국은 조 꼴찌에 자리했다.

이날 틴술라논 스타디움의 기자실은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한국과 중국 취재진으로 붐볐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각자 선발 라인업을 예상하거나 앞서 진행되고 있는 이란-우즈베키스탄 경기를 지켜봤다. 방송 관계자들은 음향 테스트와 리허설에 열중이었다.

한국-중국전 킥오프를 한 시간여 앞두고 AFC는 이 경기 선발 명단 리스트를 배포했다. 모두 영어로 적혀있는 공식 문서였다. 기자는 중국 선수 11명 이름을 보면서 한글 표기법으로 옮겨 적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지막 줄에서 생소한 조합의 알파벳이 눈에 띄었다.

틴술라논 스타디움 기자실 입구.

등번호 20번의 측면 수비수 딜리물랏뜨 마와라냐즈(21, 충칭 리판)가 그 주인공이다. AFC가 나눠준 리스트에는 Dilimulati Maolaniyazi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반면 AFC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표기는 Dilmurat Mawlanyaz로 일부 차이가 있었다.

기존 중국 선수들과 비교해 알파벳 표기가 너무나 달랐다. 읽기도 어려웠다. 중국 국가대표팀의 브라질 출신 귀화 공격수 엘케손(30, 광저우 에버그란데)을 떠올리며 ‘혹시 외국 출신 귀화 선수 아닌가’라고 추측도 해봤다. 정확한 정보 확인을 위해 옆에 있던 중국 기자에게 물었다.

중국 ‘양천 이브닝 뉴스’의 번 저위 기자는 Dilimulati Maolaniyazi라는 철자를 한참 들여다보고 겨우 발음을 알려줬다. 그러더니 확신이 없다는 표정으로 옆에 있던 동료 기자에게 발음을 물었다. 그 기자가 “딜리물랏뜨 마와라냐즈“라고 여러 번 발음해줬으나 들을 때마다 다르게 느껴졌다.

이 동료 기자는 기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했는지 “그 선수 브라질 사람 아니다. 신장 출신이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중국 북서부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출신 소수민족이라는 말이었다. 다시 한 번 그는 기자를 불러세우더니 “이 선수 중국 선수 맞다”고 강조했다. 이름 표기를 위해 발음을 물어봤으나 해당 선수의 출신 배경까지 알게 됐다.

한국 득점 장면에서의 마와라냐즈(20번).

사진=이현호 기자, 대한축구협회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