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송클라(태국)] 이현호 기자=2년 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막내였던 송범근(22, 전북현대) 골키퍼가 지금은 올림픽 대표팀 최고참이 됐다. 그 사이에 경험치, 능력치 모두 크게 성장한 모습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 10시 15분(한국시간)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죽음의 조’ C조에서 이란, 우즈벡을 넘고 조 1위에 등극했다.

김 감독은 송범근을 선발로 내세웠다. 상대적으로 최약체로 평가받는 중국이기에 송범근 골키퍼가 바쁠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역습 위주로 나선 중국은 수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때렸다. 그때마다 나온 송범근의 눈부신 선방 덕에 한국 골망은 출렁이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정규 시간 90분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그렇게 0-0으로 끝날 것처럼 보였으나 이어진 후반 추가시간에 이동준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했다. 뒷문은 송범근이, 앞에선 이동준이 팀을 구해냈다. 경기 종료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동준은 본인 제외 MOM(경기 최우수 선수)으로 “송범근 골키퍼가 많은 걸 해줬다”고 답했다.

뒤이어 송범근은 “힘든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면서 “중국이 어떤 전술로 나오든지 한 골을 먹으면 상황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비진 모두 골을 내주지 않기 위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무실점으로 끝냈다”고 돌아봤다.

이번 23인 엔트리 중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는 송범근이다. 프로 데뷔하자마자 소속팀 전북에서 K리그1 우승을 2번이나 이끌었다. 특히 2019시즌에는 리그 전 경기 풀타임 출전했다. 아직 데뷔전 기회는 받지 못했으나 A대표팀에도 소집됐다. 또한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도 따냈다.

이에 송범근은 “큰 대회를 하다보면 첫 경기가 가장 힘들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도 뛰어봤고 아시안게임도 뛰어봤다. 힘들 때 이겨내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선수들이 평정심을 잃고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있는데 그 부분을 제가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년 전 아시안게임과 비교해 “그때는 팀 막내였고 지금은 고참이 됐다”면서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들을 더 많이 해주려고 한다. 솔선수범하고 있다. 수비수들에게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 서로 말을 많이 하라고 했다”고 듬직한 맏형의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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