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인천공항] 이현호 기자=“프로 10년 차인데 ‘개성파 수비수’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어요.(웃음)“

지난 4일 자유계약신분(FA)으로 수원 삼성을 떠나 강원FC로 이적한 측면 수비수 신세계(29)의 말이다. 강원은 신세계 영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개성파 수비수’ 신세계, 강원과 함께 달린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여기서 ‘개성파 수비수’라는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K리그에는 구단, 선수, 감독 등을 수식해주는 다양한 표현들이 있다. K리그를 대표하거나 대표했던 수식어들을 살펴보면 독수리 최용수, 황새 황선홍, 병수볼 김병수, 봉동이장 최강희, 라이온킹 이동국,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 상암의 왕 하대성, 닥공 전북, 스틸타카 포항, 감귤타카 제주 등이 있다. 공통점은 이름, 외모, 플레이스타일, 연고지 등을 종합한 애칭이라는 것이다.

그에 비해 ‘개성파 수비수 신세계’라는 표현은 신선했고 새로웠으며 참신했다. ‘개성파 배우’는 종종 봤어도 ‘개성파 수비수’는 국내 최초일 것이다. 당사자 신세계는 어떤 반응이었을까.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던 신세계에게 직접 물었다.

그는 “올해로 프로 10년 차인데 ‘개성파 수비수’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 저도 제가 개성파 수비수라는 걸 기사 보고 알았다. 그 기사가 떴을 때 친구들한테 엄청 놀림 받았다. (임)채민이도 놀리고 (조)지훈이도 놀렸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이어 “처음엔 북한 개성공단? 그걸 말하는 줄 알았다. 제 외모가 북한쪽 느낌이라 그런지 친구들이 신나게 놀리더라”라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이 닉네임에 내심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구단에서 임의로 지어주신 것 같다. 제 외모가 조금 개성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플레이 스타일도 평범하지는 않다”며 나름대로 추측도 해봤다.

싱글벙글 웃던 신세계는 친정팀 수원 이야기에 자세를 고쳐 잡았다. 2011년 수원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군 복무(상주 상무)를 제외한 모든 커리어를 수원 유니폼과 함께 했다. 따라서 이번 강원 이적은 신세계에게 첫 이적인 셈이다.

먼저 “수원 원클럽맨이 제 꿈이었다”던 그는 “수원은 제게 의미가 깊은 팀이다. 하지만 군 제대 후 변화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가족들과 상의한 후 새 팀을 알아봤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새 시즌에 빅버드 원정을 가면 수원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드리고 싶다. 물론 경기는 강원이 이겨야 한다. 프로라면 당연한 마음”이라며 웃어보였다.

사진=이현호 기자, 강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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