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상하이에서 <나혼자 산다> 찍고 있어요.” 최강희 감독이 중국에서의 삶을 직접 들려줬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시즌 전북현대에 6번째 K리그 우승컵을 안겨준 뒤 중국 무대로 향했다. 전북과 함께 K리그 우승 6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2회, FA컵 우승 1회 등을 차지한 최 감독에게는 첫 해외 무대였다.

최강희 감독이 겪은 중국에서의 1년은 롤러코스터처럼 굴곡이 심한 그래프였다. 먼저 톈진 취안젠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구단 모기업에 문제가 생겨 팀이 해체되는 난관을 겪었다. 이후 다롄 이팡으로 적을 옮겼다. 하지만 다롄이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을 선임하면서 최 감독과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곧바로 최강희 감독은 상하이 선화 지휘봉을 잡았다. 1시즌 동안 3팀을 맡은 것이다. 상하이는 최 감독과 함께 중국 FA컵 우승을 들어올려 ACL 진출권까지 따냈다. 시즌을 마친 최강희 감독은 1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열린 ‘2019 최강희 감독 MEDIA TEA 정담회’에 자리해 오랜만에 한국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먼저 “여러분들은 집 떠나지 마시라. 저는 1년 동안 봉동(전북 클럽하우스)을 떠나 별 일을 다 경험했다”고 지난날들을 돌아봤다. 이어 “FA컵 우승을 하고나니 걱정이 앞선다. 중국에서 리그와 ACL를 병행하는 건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리그 원정 경기를 1박 2일로 떠났지만 중국에서는 3박 4일로 떠난다”며 빡빡한 일정을 걱정했다.

최 감독은 “해외 첫 경험이었다. 중국에 온 감독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문화 차이다. 일상 문화와 축구 문화 모두 다르다. 한두가지만 고를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도 "말은 안 통하지만 진심으로 다가가니까 중국 선수들이 바뀌더라. 다롄을 떠날 때는 선수들이 찾아와 나를 껴안고 울었다. 지금도 영상 통화를 걸어온다"고 답했다.

이어서 주변에서의 걱정과 우려에 대해 “지금은 상하이에서 잘 적응했다. 제 생활은 ‘나혼자 산다’를 찍는 것 같다. 혼자 밥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장도 본다”고 유쾌하게 중국 라이프를 들려줬다. 관찰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 빗댄 것이다. 

끝으로 미세하기 달라진 헤어 스타일에 대해서는 “상하이에서 미장원을 추천받았다. 한국에서는 미장원 갈 일이 없었는데, 미장원이 훨씬 나은 것 같다. 30년 만에 미장원에서 염색도 해봤다. 중국으로 돌아가면 바로 미장원에 갈 것”이라고 전했다. 1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최강희 감독은 상하이에서 밝은 모습으로 지내고 있었다.

사진=윤경식 기자, 이현호 기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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