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축구는 분명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팀워크의 스포츠다. 그만큼 11명의 전술적인 움직임과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한 선수의 개인 능력이 승부를 뒤집기도 하고,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 차원이 다른 축구 전문 언론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매주 토요일, ‘정지훈의 VS’라는 이름으로 주말에 펼쳐질 빅 매치의 키 플레이어들을 비교 분석해 승부를 예측해본다. 기준은 객관적인 수치와 통계다. [편집자주]

첼시와 리버풀은 11일 자정(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템포드 브릿지에서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를 치른다.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경기다.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을 확정한 첼시와 챔피언스리스 진출권을 노리는 리버풀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최후방까지. 모든 매치업이 흥미롭지만 가장 관심이 가는 매치업은 역시 세스크 파브레가스(28, 첼시)와 조던 헨더슨(25, 리버풀)의 맞대결이다. 두 선수 모두 EPL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리고 있기에 이번 경기에서 치열한 중원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 EPL 최고의 패스마스터, ‘도움왕’ 파브레가스

‘패스마스터’ 파브레가스가 EPL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에서 첼시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파브레가스는 적응 기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 엄청난 활약상을 펼치고 있다. 역시 파브레가스에게 맞는 옷은 EPL이었고, 복귀 첫 시즌부터 첼시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첼시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사실상 도움왕이 유력하다. 너무나도 압도적이다. 파브레가스는 이번 시즌 32경기에 출전해 총 2771분을 소화했고, 3골 17도움을 기록했다. 도움 2위 길피 시구르드손과 앙헬 디 마리아와는 이미 7개 차이로 앞서고 있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파브레가스의 도움왕 등극이 유력하다.

기록을 보면 왜 파브레가스가 EPL 최고의 미드필더인지 알 수 있다. 이번 시즌 파브레가스는 85.3%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했고, 경기당 1.2개의 슈팅, 2.9개의 키패스, 1번의 드리블 돌파, 1.1번의 파울 유도, 82.8개의 패스성공, 1.8개의 크로스, 5.5개의 롱패스를 성공시키고 있다. 이 기록만 봐도 파브레가스의 활약상을 알 수 있고, 특히 롱패스와 키패스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제라드의 후계자, ‘만능맨’ 헨더슨

이제는 캡틴의 향기가 난다. 리버풀의 위대한 캡틴 스티븐 제라드의 뒤를 잇고 있는 헨더슨이 이번 시즌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보여주며 리버풀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기록만 봐도 헨더슨의 성장세를 알 수 있다. 헨더슨은 이번 시즌 34경기에 출전해 2986분을 소화할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고, 6골 8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중원을 책임졌다. 여기에 81.9%의 패스성공률, 경기당 1.3개의 슈팅, 1.1번의 공중볼 승리, 1.8개의 키패스, 0.6번의 파울 유도, 57.8개의 패스성공, 0.8개의 크로스, 3.1개의 롱패스를 성공시키고 있다. 여기에 2.4개의 태클, 1.7개의 클리어링을 성공시키며 공수에서 모두 완벽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 세스크vs헨더슨, EPL 최고의 중앙MF는?

결과적으로 박빙의 승부다. 시즌 초반에는 파브레가스가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기를 갈수록 위력이 반감되고 있는 반면, 헨더슨은 시즌 막판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며 확실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스타일도 다르다. 파브레가스는 ‘패스마스터’라는 별명답게 높은 패스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고 빈도수도 높다. 여기에 정확한 키패스와 크로스 그리고 롱패스 능력을 과시하며 첼시의 중원을 지키고 있고, 17개의 도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헨더슨은 묵묵하면서도 빛나는 조연이다. 패싱력, 득점력, 수비력을 모두 갖췄고, 이제는 리더십까지 장착했다. 여기에 몸을 사리지 않은 플레이와 활동량 그리고 정교한 태클 능력까지 갖춰 리버풀의 중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확실히 제라드의 후계자는 헨더슨이었다.

결과적으로 패싱력과 공격 능력은 파브레가스가 월등하지만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 그리고 공수 모두에서 관여하는 능력은 헨더슨이 앞선다. 사실상 이 둘의 중원 전쟁에서 경기의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사진=게티 이미지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rain7@interfootball.co.kr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