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부산] 신명기 기자= 중국전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이번 동아시안컵 최다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주말에 열린 경기였던 것을 감안하면 흥행 실패 꼬리표를 떼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다. 메인 매치업을 형성하는 남자 A대표팀 경기에 8,000명도 찾지 않았다는 점은 역대급 흥행 실패라는 주장의 근거로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마지막 라운드인 한일전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부산에서 개최한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도 어느새 2라운드 경기까지 마쳤다. 1라운드만 남은 상황에서 남자-여자부 모두 한국과 일본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투는 모양새다.

하지만 경기 결과나 우승 경쟁은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대회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흥행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흥행 요소도 적고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번 대회는 최악의 선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개최국인 한국 경기에서 이러한 문제가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최약체’인 홍콩을 상대했다고는 하나 남자부 A매치에 입장한 관중 수는 1,070명이었다. 이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중국전(1,500명 입장), 대만전(1,100명 입장)보다 낮은 수치였다. 이러한 부분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부족한 관심도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남자부 2차전 중국전에 얼마나 많은 관중이 들어찰지에 관심이 쏟아졌다. 1라운드 경기가 주중에 열렸던 것과 달리 이번 라운드는 더 많은 축구 팬들이 찾기 용이한 주말에 열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자부 중국전 이전에 열린 여자부 대만전부터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경기 전후로 매표소나 경기장 입구 쪽은 한산한 편이었다. 중국전 시작 직전이 되어서야 약간의 인파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붐비는 정도는 아니었다. 경기 후 집계된 관중 수는 7,916명으로 대회 최다 기록이었지만 이 부분에 만족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미 홍콩전을 치르면서 흥행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가운데 원인으로 꼽힌 것들이 있었다. 날씨나 티켓값, 흥행을 담보할 스타 선수-홍보력 부재 등이 문제 원인으로 거론됐다.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물론 미세먼지나 평균 티켓값이 9만 원이라 관중 수가 적었다는 주장은 다시 살펴볼 필요는 있었다. 추운 날씨가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관중들이 축구장으로 향하던 발길을 돌리게 할 만큼 미세먼지 정도가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또한 티켓값도 적게는 1만 원대부터 있는 정보는 알려지지 않고 최고가인 9만 원에 대한 이야기만 공유되면서 오해도 쌓였다.

하지만 여러 악재가 겹친 이번 대회의 홍보력 부재가 문제라는 데 공감대가 모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동아시아축구연맹이 이번 대회의 홍보 등 대회 전반적인 계획이나 유치 도시 실사 등 여러 부분들을 면밀하게 챙기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대한축구협회, 부산시축구협회 등의 홍보력이 부족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중국전이 열린 15일 기준으로 서면역과 주변 지하상가를 둘러봤지만 어디에서도 동아시안컵 홍보물을 찾을 수 없었다. 부산 지하철 2호선을 탑승해 확인해봤지만 그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광고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비어있었음에도 관련 홍보물은 찾을 수 없었다. 본지가 2년 전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취재를 할 당시 철도, 역 등 시내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관련 홍보물을 찾을 수 있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회 흥행수표로 꼽혔던 한일전도 많은 관중을 유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회 홍보에 대한 부분도 시기적으로 늦었고 별 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말에 열린 중국전까지 큰 이목을 끌지 못하면서 이러한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눈치다. 이미 일본 기자들이 우려했던 바와 같이 한일전의 흥행 여부도 불투명할 만큼 동아시안컵 흥행 실패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사진= 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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