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광화문] 이현호 기자=운동선수들에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은퇴 후의 삶’일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그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연맹은 10일 광화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K리그 아카데미 은퇴선수 교육과정’을 주제로 주간 브리핑을 열었다. 이 아카데미는 현역 축구선수와 은퇴선수들에게 제2의 인생 설계를 도와주려는 취지로 올해 신설됐다.

실제로 운동선수들은 은퇴 후 사회에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여름 발표된 이상헌 국회의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운동선수들의 은퇴 후 실업률은 2017년 35.4%, 2016년 35.4%, 2015년 37.1%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 8.4%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한 은퇴 후 취직을 했더라도 비정규직 59.9%, 월수입 200만 원 미만이 38%로 조사됐다.

연맹 관계자는 “은퇴한 축구선수는 축구계에 중요한 자원”이라면서 “이 선수들이 축구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 아카데미를 준비했다. 대부분은 축구 지도자를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길이 넓지 않다. 그래서 다른 분야로 진출한 은퇴선수들을 초청해 시야를 넓혀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브리핑 후 광화문 신라스테이로 자리를 옮겨 아카데미를 직접 참관했다. 이 자리에는 ‘고알레’ 이호 대표, 김형일 감독을 비롯해 ‘QMIT ’이상기 대표, 김민식 이사, ‘스포잇’ 권정혁 대표 등 은퇴선수들이 약 30여명의 현역 및 은퇴선수들 앞에서 강의를 펼쳤다.

그중 고알레 김형일 감독은 “밖에서 보기에는 축구선수들이 은퇴 후 걱정 없이 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은퇴하면 다른 세상이다. 수입이 달라지고 할 수 있는 게 적어진다. 후배선수들이 은퇴 전부터 미리 계획하길 바란다”고 참석 이유를 전했다.

수강생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경남, 부산, 상주, 전남을 거쳐 현재 서울 이랜드 수비수로 활약 중인 이경렬(31)은 “은퇴 이후의 삶을 계속 고민해왔다. 막연하게 축구 지도자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강의를 듣다보니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소속팀으로 돌아간 후에도 후배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무조건 강의를 신청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외에도 강사나 수강생으로 자리를 빛낸 참석자들 대다수는 “은퇴한 다음에 은퇴 후의 삶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역선수일 때 조금씩이라도 시간을 더 투자해서 제2의 삶을 계획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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