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토트넘의 감독으로 올드 트래포드에 돌아온 조세 무리뉴가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패배의 가장 큰 이유는 수비 붕괴였다. 점점 상대에게 간파당하는 무리뉴 특유의 비대칭 전술은 분명한 개선책이 필요해 보인다.

토트넘 훗스퍼는 5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19-20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에서 1-2로 패배했다.

# 예고된 수비 붕괴? 무리뉴 ‘비대칭 전술’의 약점

무리뉴는 토트넘 부임 후 치른 3경기에서 ‘비대칭 전술’이라는 독특한 전술을 활용했다. 무리뉴는 얀 베르통언(혹은 밴 데이비스)-토비 알더베이럴트-다빈손 산체스-세르주 오리에를 4백으로 사용하면서 베르통언에게는 수비적인 역할을, 오리에한테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왼쪽은 내려앉아 수비에 집중하고 오른쪽은 올라서 공격을 펼치는 비대칭적인 모형을 형성하여 측면 공격을 극대화시켰다. 또 2선 선수들에겐 중앙 지향적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끌어내 공간을 만드는 역할을 주문했다. 이렇게 중앙과 측면에서 동시에 파고들어 상대 수비를 순식간에 무너뜨리고 득점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토트넘을 지휘했다. 무리뉴의 전술 속에서 델레 알리, 손흥민, 오리에가 대활약을 했고, ‘3경기 3승 10득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전술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앞쪽에서 공이 뺏겼고 상대가 측면 역습을 빠르게 전개할 경우 중앙 수비수들의 수비 부담이 매우 커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4백 앞에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수비 커버 능력이 중요하지만 그 동안 이 역할을 수행하던 에릭 다이어, 해리 윙크스, 무사 시소코 모두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에 토트넘은 상대의 속공에 쉽게 슈팅을 허용하고 실점까지 내주는 모습으로 수비 불안에 시달렸다.

# 솔샤르의 맞춤 전술, 토트넘을 무너뜨리다

이러한 토트넘의 약점을 간파한 맨유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공격진을 마커스 래시포드, 메이슨 그린우드, 다니엘 제임스 등과 같이 빠른 스피드를 지닌 선수들로 배치했다. 맨유의 공격진들은 지속적으로 전진 압박을 가해 토트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고 역습 시 측면에서 빠른 스위칭 공격을 이어나가 토트넘의 측면 빈 공간을 파고들며 토트넘 수비를 흔들었다.

시작부터 거센 맨유의 속공에 토트넘 수비는 우왕좌왕했고 전반 6분만에 래시포드에게 골을 내줬다. 다행히 알리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1-1을 만들었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슈팅을 허용하며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무리뉴 체제에서 대활약하던 알리와 손흥민마저 스콧 맥토미나이가 진두지휘하는 수비에 묶여 빠르게 공격을 풀어가지 못했고 토트넘은 맨유의 흐름에 점차 말려들어갔다.

지속적으로 흔들린 토트넘 수비는 후반 3분 맨유에 PK를 내줬고 래시포드에게 실점하며 1-2로 다시 끌려가게 됐다. 이후 크리스티안 에릭센, 탕귀 은돔벨레 등을 교체 투입하여 변화를 꾀했지만 수비 불안이 극복되지 않고 공격도 이루어지지 않는 총체적 난국 속에서 결국 1-2로 패배하게 됐다.

# 개선이 필요한 ‘비대칭 전술’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닷컴’에 따르면 맨유는 12개의 슈팅을 기록했는데 그 중 오픈 플레이에서의 슈팅이 9개였다. 이는 토트넘이 맨유가 편하게 슈팅 하도록 공간을 내줬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4백을 구성한 수비수들의 수비도 불안했지만, 3선 미드필더였던 해리 윙크스와 무사 시소코의 커버 능력도 아쉬웠다.

수비가 불안하니 공격이 잘될 리가 없었다. 교체 카드조차 모두 실패했고 단순히 오리에의 크로스와 손흥민의 돌파만 의존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맨유전 졸전의 경기력, 4경기 8실점이란 기록이 무리뉴의 비대칭 전술은 이젠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근거가 되고 있다.

글=스포라이브 기자단 ‘스포터 1기’ 신동훈

사진=게티이미지, 스포라이브 데이터 센터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