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벤투호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대표팀은 ‘0-3’의 스코어로 벤투체제 이후 두 번째 패배를 겪으며 앞으로의 숙제들을 떠안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은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치른 친선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이는 벤투 체제 이후 두 번째 패배였고, 벤투호가 한 경기에 3실점을 허용한 것은 처음이었다. 강호와의 친선전으로 기대를 불러 모았던 이번 경기는 예상대로 냉혹한 시험대로 작용했다.

# ‘유효 5 득점 0’ 아쉬운 골결정력, 브라질은 ‘유효 7 득점 3’

브라질전 대표팀의 공격은 한마디로 알맹이가 없었다. 벤투호는 슈팅 13개를 기록하며 이 중 5개의 유효 슈팅을 만들었다. 그러나 득점은 없었다. 반면, 브라질은 15개의 슈팅에서 무려 7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고, 3개의 유효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는 대표팀의 공격이 너무 정직했던 탓도 있었다. 대부분의 슈팅이 약하거나 방향이 읽혀 골키퍼 정면으로 간 덕에 위협적이지 못한 슈팅이 됐다. 전반 14분, 후반 29분 있었던 손흥민의 유효슈팅은 모두 알리송의 정면으로 갔고, 후반 37분 권창훈의 슈팅 역시 키퍼의 품에 안겼다. 대표팀은 몇차례 찾아온 기회들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서 부족한 골 결정력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 경기 흐름을 끊은 불필요한 파울과 패스미스

대표팀은 흐름을 끊는 불필요한 파울과 패스미스를 반복하기도 했다. 과도한 견제에서 나온 파울은 경기의 흐름을 절단하는 요소였다. 적절한 파울은 상대방의 흐름을 끊는데 도움이 되지만 불필요한 파울은 오히려 상대팀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제공한다. 두 번째 실점 장면이 바로 위험지역에서 불필요한 파울로 인해 프리킥 기회를 내어주며 발생한 장면이었다.

경기 내내 몇 차례 눈에 띄는 패스미스들이 있기도 했다. 서로의 사인이 맞지 않아 발생한 실수들은 그 횟수가 잦았다. 이런 사소한 실수는 공격권을 브라질에게 넘겨주며 우리의 흐름을 끊었고, 불필요한 동작을 만들어 체력소모를 크게 했다. 작은 실수들을 줄여 가야하는 것, 이 역시 벤투호에 남겨진 과제가 됐다.

# 페널티 박스 내 수비 ‘6명’, 그럼에도 맥없이 무너진 실점장면

대한민국은 첫 번째,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 집중력 부족과 선수 마킹 실패 문제를 노출했다. 두 장면 모두 페널티박스 안에 6명의 충분한 수비가 있었지만, 손을 쓰지 못하고 실점을 허용했다. 볼을 가지고 있는 선수 외에 돌아들어오는 선수들을 캐치하지 못하면서였다.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쿠티뉴와 로디에게 집중하다 골대 앞에서 자리를 잡는 파케타를 놓쳤다.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선 쿠티뉴와 히샬리송에게 시선을 뺏겼고, 뒤에서 전진하는 다닐루의 움직임을 알아채지 못하면서 다닐루의 슈팅을 방해하지 못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 6명의 수비를 두고서도 효율적으로 선수를 마크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한민국 대표팀과 브라질 대표팀의 몸값이 7배 이상 차이 날만큼 객관적인 전력차가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관건은 이미 예견된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 였다. 지역방어와 전방압박 등 미리 준비한 전술들을 잘 풀어나갔지만, 상대가 강호였던 만큼 그동안 상대적 약체들을 상대로 할 때 보지 못했던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레바논전에서 아쉽게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까지 순탄하지 않은 여정을 걷게 된 벤투호는 브라질전을 통해 얻은 숙제들을 타파하려는 고민의 흔적들을 남은 월드컵 예선일정에서 증명해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스포라이브 기자단 ‘스포터 1기’ 신지혜

사진=대한축구협회

자료제공=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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