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아부다비(UAE)] 이명수 기자=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실수가 나오면 큰 대가를 치러야한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강호들과 대결에서 실수하면 회복이 어렵다.”

모처럼 세계적인 강팀과 낯선 땅에서 경기를 가진 벤투호가 현주소를 확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세 골을 내줬고 무득점 경기를 했다. 나름대로 도전적인 경기운영을 가져갔지만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강팀과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공기를 되새긴 경기가 됐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은 19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친선 평가전에서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아무래도 남미를 넘어 세계 정상급 강팀인 브라질전은 쉽지 않았다. 유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과 황희찬, 황의조, 이재성을 전방에 두고 경험 많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했지만 역부족임을 확인했다.

이날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라인을 끌어내리지 않고 파울루 벤투 감독 특유의 전술을 가동하면서 빌드업을 통해 브라질을 이겨내려 애썼다. 브라질도 쿠티뉴를 비롯해 히샬리송, 가브리엘 제주스, 파케타 등을 앞세워 한국의 수비라인을 공략하려 했다.

초반부터 아시아 팀을 상대로 했을 때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수비 균열이 나타났다. 한국은 전반 9분 쿠티뉴-로디로 이어지는 브라질의 왼쪽 측면 공격을 막지 못했고 이것이 파케타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쿠티뉴에 공격적인 풀백인 로디의 오버래핑에 김문환이 막아설 재간이 없었다.

전반 36분에는 세계적인 선수의 한 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브라질의 핵심인 쿠티뉴가 자신의 ‘구역’이라고 할 수 있는 자리에서 프리킥 골을 터트렸기 때문. 한 골의 타격은 심하지 않았지만 중요한 순간 프리킥 상황에서 추가골을 헌납하자 벤투호의 발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후반 15분에는 상대 풀백이 골을 합작했다. 로디가 내준 공을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공간을 확보하고 있던 다닐루가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공격에 힘쓰던 상황에서 다닐루를 가까이서 견제하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큰 차이가 없더라도 상대의 세밀한 균열까지도 공략하는 강팀의 면모를 보여준 브라질이다. 반면 한국은 그런 부분에서 부족했다.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정말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강팀과 경기라는 것을 실감한 셈이다. 벤투 감독도 경기 후 “브라질은 지금껏 우리가 상대한 팀들 중 가장 강했다. 이런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실수가 나오면 큰 대가를 치러야한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강호들과 대결에서 실수하면 회복이 어렵다”라고 말해 브라질전에서 깨달아야 할 부분을 짚었다.

손흥민도 “브라질과 같은 팀을 상대로 경기할 기회가 많지 않다. 선수들이 ‘브라질과 경기를 해서 졌다’가 아니라 현실적인 부분 등 많은 걸 느끼고 배운 계기였으면 좋겠다”는 말로 벤투 감독과 궤를 같이 했다.

앞으로 한국은 (진출 시) 최종예선을 거쳐 월드컵 본선까지 가야한다. 브라질은 앞으로 우리가 중요한 길목에서 만날 최강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2차예선 등 아시아권 팀들과 주로 경기를 치러온 벤투호는 브라질전을 통해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경각심을 머릿속에 새길 수 있지 않았을까.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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