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들이 구단 레전드인 게리 네빌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팬들은 네빌이 구단주인 글레이저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배신자’라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레이저 가문은 14년 전부터 맨유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인수자인 말콤 글레이저가 2014년 사망한 이후에는 6명의 자녀가 맨유 지분의 90%를 상속받아 지금까지 구단을 운영해 왔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 이후 부진한 성적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다. 선수 영입에 큰 자금을 투자한 것은 맞지만 뚜렷한 철학 없이 구단을 운영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대부분의 시즌에 1억 파운드가 훌쩍 넘는 이적료를 지출했다. 퍼거슨 경의 시대가 지나고 10억 파운드(약 1조 5,000억 원)를 썼다. 하지만 에드 우드워드 부사장이 주도하는 가운데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글레이저 가문에 대한 팬들의 불만도 쌓인 상황이다.

이번 시즌 역시 흔들리는 건 마찬가지다. 4승 4무 4패를 기록하면서 4위권과 9점 차인 7위를 기록 중이다. 현 순위대로 간다고 가정했을 때 FA컵-유로파리그 우승이 없다면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 자체가 막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구단 부채가 2억 파운드(약 3,000억 원)에 달한다는 소식으로 인해 글레이저가에 대한 맨유 팬들의 반감은 더욱 깊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빌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네빌은 최근 영국 ‘타임스’를 통해 “나는 글레이저가를 안다. 5번 정도 만난 것 같다. 게리 네빌이 갑자기 ‘글레이저가는 맨유에서 나쁜 존재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들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저 주주들에게 (자신들을 비판하는)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났다고 설명할 뿐이다”라는 생각을 나타냈다.

이어 “내가 4살이나 5살 정도 됐을 때는 경기장으로 걸어 들어갔을 뿐 수뇌부들이 있는 곳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신경쓰지도 않았다. 그들(글레이저가)이 축구계에서 최악의 구단주들이라고? 아니다. 그들이 최고라는 것도 아니다. 러시아, 중국, 아시아, 사우디 아라비아 가문이 들어와 대체한다고 해서 어떻게 될 것 같나? 여기에 이상적인 것은 없다”고 덧붙이면서 글레이저가를 옹호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남겼다.

영국 ‘메일’에 따르면 SNS를 통해 네빌의 발언이 조명됐다. 한 SNS 사용자는 “알릴 것이 있는데 네빌은 배신자고 맨유 팬들로부터 존중 받을 자격이 없다. 끝난 이야기다”라면서 ‘글레이저 아웃’이라는 태그를 삽입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네빌은 다시 한 번 자신의 본심을 드러냈다. 완전 족제비 같다”라면서 비꼬았다.

이러한 반응은 맨유 팬들이 얼마나 큰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레전드인 네빌조차 맨유 구단주로 어떤 사람이 오더라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부분을 강조했다가 큰 비판 여론에 직면하게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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