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25회 크로스에 6회 성공, 16개의 슈팅에 유효 슈팅 3개, 407개의 패스와 87.71%의 패스 성공률. 지난 레바논전에서 모든 기록에 앞섰지만 결과를 만들지 못했고, 효율성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이제 상대는 세계 최강의 브라질이다. 이제는 효율적인 축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39위)은 1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위치한 카밀 차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FIFA랭킹 91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H조 4차전에서 2경기 연속 무관중 경기에 '골대 불운'까지 겹치며 0-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이 승점 3점 추가에 실패했지만 북한이 투르크메니스탄에 1-3 완패를 당하면서 승점 8점으로 H조 1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는 베이루트 현지의 반정부 시위 여파로 선수단 안전을 고려해 레바논과 한국 양측 축구협회의 합의로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이런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한국은 최전방 횡의조를 중심으로 2선에 손흥민, 남태희, 이재성을 배치해 공격을 전개했고, 중원은 황인범과 정우영이 구축했다. 포백은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이용을 배치했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격이었다. 벤투 감독은 레바논의 수비를 깨기 위해 ‘플랜A'를 가동했고, 황의조의 침투, 손흥민의 슈팅, 남태희의 돌파, 이재성의 연계, 황인범의 패스 등을 살려 2선과 중원에서 창의적인 패스플레이를 기대했다. 그러나 중원에서 전개되는 패스까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공격 진영에서 연결되는 패스가 매우 부정확했고, 벤투호가 준비한 부분 전술은 세밀하지 못했다.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레바논전에서 좌측 33.9%, 우측 41.1%, 중앙은 25%로 주로 좌우 측면을 통해 공격 전개를 계속 했지만 끝내 골로 이어지지는 못 했다는 것이 경기 결과를 통해 말 해주고 있다. 또한 측면 공격 전개를 통해 크로스까지 연결이 되더라도 이날 총 25번의 크로스 시도 중 성공 횟수는 6번에 그쳤다. 좌우 측면으로 공격 전개를 한만큼 크로스 시도 역시 김진수, 이용 좌우 풀백이 각각 8번 씩 팀 내에서 가장 많이 시도했고 각각 김진수 3번, 이용이 1번 성공 한 것이 끝이다.

결국 가장 아쉬웠던 것은 전술적인 애매함이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황의조는 크로스나 공중볼 경합을 통한 타깃형 공격수가 아닌 침투를 통한 전진 및 스루패스를 받아 골로 연결하는 장점이 있는 공격수다. 때문에 황의조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불필요한 크로스를 시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약 황의조의 장점을 살리려고 했다면 창의적인 패스 플레이에 더 능한 이강인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필요했다.

만약 황의조가 아닌 김신욱이 선발 출전했다면 황의조와 비교했을 때 공중볼 경합 성공률이 더 높고 크로스 상황에서 더 유리했을 것이다. 또한 이용과 김신욱의 조합은 전북에서 증명된 득점 조합이다. 혹은 크로스를 통한 공격보단 전진 및 침투패스를 통해 황의조에게 연결 했다면 더 좋은 장면이 연출됐을 수 있다.

그래도 벤투 감독은 후반 들어 황희찬, 김신욱을 투입하면서 변화는 가져갔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계속 막혔기 때문에 변화 카드를 쓴 벤투 감독이다. 이를 통해 측면 공격과 중앙 공격을 조화시키면서 황의조의 침투와 김신욱의 높이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정확도가 아쉬웠다. 특히 후반 21분에 나온 황의조의 결정적인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벤투호는 레바논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간판 공격수인 손흥민과 황의조가 무득점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이제 레바논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효율적이지 못한 축구는 브라질에 절대 통하지 않는다. 레바논전에 나왔던 전술적인 애매함을 벗어나 확실한 색깔이 필요한 시점이고, 벤투 감독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글=배현욱 객원기자(스포츠 컴퍼스)

사진=대한축구협회

자료제공=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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