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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INT] 실속 없었던 벤투호, 딱딱한 '플랜A' 이대로 괜찮나?

[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레바논전에서도 A대표팀의 전술적 유연성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공 점유는 많았지만 기회 창출이 많지 않았고 유효슈팅 숫자에서도 레바논보다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변수가 많은 원정이라고는 하지만 ‘플랜A'와 ‘철학’을 강조한 벤투호의 전반적인 접근 방법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다. 아시안컵 나온 문제점과 지금의 그것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39위)은 1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위치한 카밀 차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H조 4차전에서 레바논(FIFA랭킹 91위)과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은 불안한 조 1위를 유지하게 됐다.

결과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아쉬움 쪽이 더 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참 앞섰고 공략하지 못할 만한 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강팀과 약팀의 격차가 좁혀졌다고는 하지만 0-0이라는 스코어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시원시원하지 못한 경기력도 비판이 나온 배경 중 하나였다.

기본적으로 시리아 현지 상황에 의해 적응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에 선수들의 몸은 다소 무거워보였다. 게다가 경기장 잔디 상태도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패싱 플레이를 원활하게 가져가기 위해 적합한 상황도 아니었다.

한국은 황의조를 최전방에 두고 손흥민, 남태희, 이재성을 2선에 두는 공격 전술을 택했다. 사실상 수비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았던 레바논을 상대로 좌우 풀백의 공격 가담을 늘리면서 경기를 주도하는 벤투 감독의 플랜A 전술이 다시 한 번 가동됐다. 김신욱이나 이강인, 황희찬보다는 기존에 벤투 감독이 신임하던 선수들이 그대로 기회를 받은 경기였다.

하지만 레바논전은 벤투호가 플랜A를 쓰고 잘 풀리지 않을 때 나오는 양상을 되풀이한 경기가 되고 말았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인 ‘팀트웰브’의 기록 상에서 분명한 문제가 드러나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한국은 전반 시작 15분 75%가 넘는 공 점유율을 기록했고 종료 전까지 65% 이상의 수치를 유지했다. 후방에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을 취해 경기를 주도하겠다는 기존 전술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었다. 패스 숫자도 407개와 186개로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경기를 결정짓는 ‘골’의 과정과 관련된 지표는 모두 좋지 않았다. 한국은 총 16개의 슈팅 중 단 3차례만 유효슈팅으로 연결됐다. 반면 30%대 점유율을 기록하던 레바논은 8개 중 4개를 골대 안으로 보내 한국보다 더 많은 유효슈팅 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레바논은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 등 한국의 골문을 여러 차례 위협한 바 있다.

크로스 기록에서 더 큰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무려 25개의 크로스를 시도한 한국은 단 6개만 성공시켰다. 대체적으로 내려선 상대 수비 뒷공간을 찾지 못해 측면으로 갔다가 약속된 플레이보다는 크로스에 의존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한국은 여러 차례 공수 간격이 벌어지면서 상대 역습에 노출되기도 했다. 전략적으로 선수비 후역습을 하는 팀이 조직적인 역습을 시도할 경우 충분히 공략할 만한 공간을 내줬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벤투 감독도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주로 중앙 돌파로 상대를 흔들려 했지만 잘 안됐다. 개선해야 한다”면서 부족한 경기력에 대한 지적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벤투호의 아쉬움으로 남았던 아시안컵에서도 나타난 같은 문제였기 때문이다. 벤투호는 8강에서 선수비 후역습의 정석을 보여줬던 카타르에 패하며 우승 도전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문제로 지적됐던 것이 상대가 예상할 수 있는 전술을 그대로 가져가는 전술적 유연성에 대한 부분이었다. 한국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혹은 상대에 따라 달리 할 수 있는 전술적 다양성을 갖추지 않았었고 결국 탈락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맞이했다.

여러 변수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결과는 무겁게 가져갈 필요는 있다. 최종예선에 진출하더라도 이러한 문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차예선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였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대표팀도 최종예선에서 크게 고전하며 탈락 위기까지 갔었다. 그 기억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A대표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월드컵 무대이다. 아시아 예선에서 보이는 경기양상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월드컵 역사를 통해 여러 차례 배웠다. 여러 가지 무기가 있지 않다면 이길 수 없는 무대가 월드컵이기도 하다. 아직 2차예선이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무언가를 바꿔볼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다. 지금까지 벤투호가 가동한 플랜A의 현주소는 어땠는지, 그리고 조금 더 다양하고 폭 넓게 전술을 가져갈 수 있지는 않은 것인지 점검해볼 시점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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