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용산] 이명수 기자= FC서울과 오산학원이 손잡은 지 7년의 시간이 흘렀다. 서울은 U-12, U-15(오산중), U-18(오산고)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황현수, 김주성, 이인규 등 1군 선수들을 다수 배출했다. 그리고 현재 연령별 대표팀에도 다수의 선수들이 차출됐다. 지난 8일, 향후 서울의 미래를 책임 질 오산중고등학교(서울특별시 용산구 보광동 168-4)를 찾았다.

# 한강 보이는 숙소, 최상의 시설 자랑

오산중고등학교는 용산에 위치했다. 이태원에서 도보로 15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독립운동가 남강 이승훈 선생이 세운 오산학원은 1907년 평안북도 정주군 갈산면에 첫 기틀을 잡았지만 6‧25 전쟁을 거치며 현재 위치에 자리했다.

스탠드에서 바라본 운동장. 골대 뒷편으로 강변북로와 한강이 보인다.

학교 운동장 골대 뒤로 강변북로와 한강이 보인다. 지난 2013년 새로 지은 기숙사에서도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강 건너 보이는 동네가 반포동이다. “이곳에 아파트를 지었다면 수십억원은 호가할 것”이라는 농담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숙소 내부도 둘러봤다. 체력단련실, 치료실과 함께 식당, 침실이 구성된 구조이다. 이곳에서 먹고 자며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운다. K리그는 물론 국내 학원축구에서 가장 좋은 시설을 자랑한다.

숙소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

# GS가 직접 신경 쓰는 식단, 남다른 유스 육성 관심

점심시간을 맞아 교복을 입은 선수들이 하나둘 씩 식당에 나타났다. 우선 축구부가 쓰는 식당은 일반 학생의 식당과 분리되어 있다. 메뉴도 다르고 당연히 끼니 당 단가도 차이가 있다.

선수들의 식사는 FC서울의 모기업 GS 계열사 엘리시안에서 책임진다. 엘리시안에서 파견된 영양사가 출퇴근 형식으로 상주하는 형태이다. 이날은 6가지의 메뉴가 준비됐다.

식사 중인 선수들

현대 축구는 과학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고 있다. 영양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축구 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은 매운 양념이 들어간 식단을 절대 선수들에게 제공하지 말 것을 조리장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최상의 경기력에 방해를 준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팀 식단에서 매운 음식은 김치가 유일할 정도라고.

오산중고등학교 축구부도 영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때문에 축구부 피지컬코치와 협업해 식단을 짠다. 식단을 구성해 피지컬코치에게 전달하면 피지컬코치가 부족한 영양분을 찾아 추가로 메뉴를 제공할 것을 부탁한다. 이날 만난 김수희 영양사는 “예를 들면 며칠 전 코치님께서 ‘아침 식사에 야채를 더 넣어 달라’고 부탁하셔서 샌드위치를 추가로 제공한 적이 있다. 얼마 전에는 훈련 후 바나나를 따로 준비해달라고 말씀하신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희 영양사는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구성한다. 오산고에 오기 전에 GS건설 구내식당에서 일했는데 당시 성인들이 먹던 식단보다 훨씬 영양적으로 높은 식단이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 고기뿐만 아니라 생선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치료실 풍경

# 1주일에 한 번 구리 훈련, 최용수 감독이 지켜본다

축구부의 훈련은 2013년 새롭게 단장한 인조잔디 구장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1주일에 한 번 특별한 시간이 있다. 매주 화요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리는 훈련이다.

GS챔피언스파크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인증한 K리그 그라운드 공인 1호 인조잔디 구장이 있다. GS챔피언스파크를 관리하는 GS스포츠는 유소년 선수들이 부상 걱정 없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지난 2월 K리그 그라운드 공인제의 제품인증을 받은 인조잔디 시스템을 설치했다.

서울의 유성한 육성팀장은 “성인 선수들은 천연잔디에서 뛴다. 인조잔디 구장은 오로지 유스 선수들을 위한 것이다”면서 “매주 화요일 마다 구리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이 때 선수들의 집중력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최용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테프가 운동장에 나와 훈련을 지켜보기 때문”이라 말했다.

서울은 체계적인 유스 시스템을 갖췄다. 고등학교, 중학교로 나눠진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나이대 별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한다. 중3 선수는 고1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 중학교 리그에는 중1,2 선수들만 출전한다. 고3 선수는 성인 선수들과 함께 R리그에 출전한다. 한 단계 높은 무대를 경험하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눈앞의 대회 성적이 아닌 실제 1군에서 통하는 선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오산 중,고등학교를 온전히 6년 동안 거쳐 1군 무대에 입성한 김주성, 이인규와 같은 선수들이 주는 메시지는 크다.

1군에서 활약 중인 김주성의 오산고 시절 모습

유성한 육성팀장은 “유스는 하나의 연령대로만 보면 안 된다. 넓게 봐야 한다. 중2 선수가 잘한다고 하더라도 그 나이에서 잘하는 것이지 고등학교 선수들과 붙어봐야 한다. 예전에 우리가 괜히 고요한, 이청용, 기성용 같은 선수들을 어린 나이에 1군으로 올려 키운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한 단계 높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 한다. 본인 나이대와 하나 더 높은 레벨에서 훈련하고 뛰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시설 좋은 학원축구 팀일 뿐이다”며 서울의 육성 철학을 설명했다.

사진 = 이명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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