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요샛말로 완전 ‘혜자(가성비가 매우 좋은 상품들을 의미하는 인터넷 유행어)’다. 처음에는 2부 리그 선수를 비싸게 샀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그 주인공은 지난여름 1500만 파운드(약 220억 원)의 이적료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성한 다니엘 제임스다.

맨유는 지난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브라이튼과의 2019-20 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지난 11라운드 본머스전 충격패를 만회했고, 공식 대회에서 2연승을 달리며 반전에 성공했다. 순위는 승점 16점으로 리그 7위로 올라섰다.

이번 시즌 맨유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격력이다. 로멜루 루카쿠, 알렉시스 산체스라는 핵심 공격수를 내보냈지만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공격수는 지난 시즌까지 2부 리그에서 뛰었던 제임스가 전부다. 이에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앙토니 마르시알, 마커스 래쉬포드, 메이슨 그린우드의 성장세를 믿으며 빠르고 역동적인 축구를 펼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시즌 초반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마르시알이 부상을 당하면서 최전방 공격수 부재에 시달렸고, 임시 방편으로 래쉬포드를 전방에 세웠지만 측면에서 활약할 때보다 파괴력이 떨어졌다. 이에 그린우드까지 써봤지만 확실한 공격 플랜을 만들지 못했다.

이제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마르시알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솔샤르 감독이 구상하던 플랜A가 조금씩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최근 2경기 연속 3골을 기록하며 화력이 조금씩 터지고 있고, 래쉬포드-마르시알-제임스로 이어지는 솔샤르의 ‘플랜A'가 제다로 작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솔샤르 감독은 “우리에게 있어서 마르시알은 매우 중요한 선수다. 만약 마르시알이 전방에 없다면 많은 문제점이 나온다. 마르시알은 톱 스트라이커고, 모두가 그의 축구를 즐길 수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제임스도 매우 좋은 모습을 보였고, 우리는 3명의 공격수를 가지고 있다”며 플랜A에 대한 자심감을 드러냈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선수는 제임스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2부 리그 소속틴 스완지 시티의 평범한 윙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발은 빠르지만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고, 맨유가 지난여름 영입을 했을 때 단순하게 빠른 선수를 비싸게 영입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였다. 이번 시즌 제임스는 폭발적인 스피드, 위력적인 드리블, 파괴력 넘치는 슈팅, 폭넓은 움직임과 전방 압박을 통해 맨유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마르시알, 래쉬포드에게는 부족한 수비 가담도 열심히 해주며 공격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공격 포인트도 쏠쏠하다. 제임스는 리그 12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득점과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공격 포인트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공격 과정에서 제임스의 발끝에서 시작하거나, 찬스를 만드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요새 유행하는 말로 완전 ‘혜자’다. 맨유가 제임스를 영입하기 위해 지불한 이적료는 단 1500만 파운드다. 옵션이 들어간다고 해도 1800만 파운드다. 최근 이적 시장의 흐름을 봤을 때 제임스 같은 수준의 공격수, 그것도 1997년생의 전도유망한 공격수를 영입하기 위해 1800만 파운드의 이적료는 맨유 입장에서는 훌륭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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