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수원] 윤효용 기자= 전세진이 맏형 염기훈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염기훈의 득점왕 달성으로 떨어질 콩고물도 기대하고 있다. 

수원은 10일 오후 2시 1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전코레일에 4-0으로 승리했다. 1차전서 0-0으로 비겼던 수원은 부문 최다인 통산 5번째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수원은 전반 초반 대전 코레일의 패스 플레이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전반 15분 터진 고승범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이어 후반전에는 고승범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롤을 성공시켰고, 이후 김민우, 염기훈의 연속골로 홈팬들에게 대승을 선물했다.

후반전 투입됐던 전세진의 투입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임생 감독은 선발 출전했던 애덤 타가트를 대신해 전세진을 투입했고, 이 선택이 수원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세진은 후반 32분 김민우의 세 번째 골을 도왔고, 후반 40분에는 골문 앞에서 슈팅 대신 염기훈에게 패스를 양보하면서 도움을 또 하나 추가했다.

얼마 전 대표팀 소집이라는 좋은 소식이 있었던 전세진이었다. 전세진은 지난 4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고, 대표팀의 두바이컵 참가 일정에 따라 결승전을 마친 뒤 개별 출국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대표팀 발탁에 FA컵 우승까지 거머쥔 전세진의 표정은 밝았다. 전세진은 경기 후 “우승의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거 같다. 또 대표팀에 가게 됐는데 팀에서 우승하고 기분 좋게 갈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FA컵 우승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이 팀 역사의 일부가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전세진의 이날 활약 중 단연 돋보였던 것은 후반 40분 슈팅 대신 염기훈에게 패스를 한 것이었다. 이번 시즌 골이 없어 욕심을 낼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더 득점 확률이 높은 염기훈에게 패스를 선택했다. 이 패스를 받은 염기훈은 팀의 4번째 골이자 자신의 대회 다섯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득점왕 자리에 올랐다.

전세진은 이 패스에 대해 “밖에서 (염)기훈이형 득점왕 만들어줘야 한다고 나한테만 계속 소리치더라. 솔직히 제 발에 오기 전까지 때리려고 했다. 그 때 기훈이형을 봤고, 보자마자 패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형이 넣어줘서 어시스트가 된거기 때문에 형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담에 가까웠지만 득점왕을 차지한 팀의 주장 염기훈에게 과감히 대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염기훈이 득점왕을 위해 한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세진의 패스가 득점 찬스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에 전세진은 “제가 이야기 많이 하긴 했는데, 기훈이형이랑 둘이 있을 때는 어떻게 이야기할지 잘 모르겠다. 근데 이번에는 아마 뭐 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속삭이며 콩고물이 떨어지길 기대했다.

전세진을 대신해 취재진이 이 이야기를 염기훈에게 대신 전달했다. 염기훈 역시 웃으면서 “세진이는 다 가지고 있을 거 같아서 뭐가 필요할진 모르겠는데...한 번 잘 찾아보겠다”며 팀 막내를 챙겼다는 후문이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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