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아탈란타 원정에서 때 아닌 골키퍼난을 겪었다. 에데르송 모라에스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백업인 클라우디오 브라보가 퇴장 당하면서 수비수인 카일 워커가 골문을 지키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워커가 골키퍼로 10분간 뛰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자 고민이 큰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맨시티는 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이탈리아 주세페 메아차 경기장에서 열린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아탈란타와 1-1로 비겼다. 3연승 끝 무승부를 기록한 맨시티는 1위를 유지했다.

이날 맨시티는 주전 골키퍼로 에데르송을 낙점했다. 남다른 발밑과 선방 능력을 바탕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에데르송이다. 경험 많은 브라보가 유사시 출전할 수 있는 백업 골키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맨시티는 전반 7분 스털링이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제주스가 감각적으로 패스를 밀어주는 등 팀 플레이가 빛났다. 하지만 전반 42분 제주스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후반을 앞두고 맨시티에 예기치 못한 비보가 전해졌다. 에데르송이 부상으로 경기 도중 빠지게 된 것. 브라보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됐다. 그리고 맨시티는 후반 4분 만에 파살리치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맨시티는 골을 넣기 위해 라인을 올렸고 후반 35분 사고가 터졌다. 브라보가 일리치치에게 한 반칙으로 레드 카드를 받게 돼 가용한 모든 골키퍼를 잃게 됐던 것. 불가피하게 수비수인 워커가 투입돼 후반 42분부터 골키퍼 장갑을 끼고 경기에 나서야만 했다.

나름대로 워커는 훌륭한 선방 능력을 보여줬다. 투입되자마자 위기 상황을 맞은 워커는 말리노프스키의 프리킥을 선방해냈다. 맨시티 원정 팬들은 즐거운 듯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3분 상대 크로스를 좋은 판단으로 가로채기도 했다. 결국 맨시티는 막판 아탈란타에 추가골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일단 맨시티에 있어서 좋은 흐름은 아니었다. 리버풀전을 앞두고 골키퍼 문제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주전 수문장 에데르송의 리버풀전 출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 몸상태를 확신하지 못했다.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10분간 불가피하게 골키퍼 역할을 수행한 워커를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골키퍼 복장으로 인사를 하는 워커를 쓰다듬고 미소를 보였던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다양한 리그와 경험을 한 그에게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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