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서울은 저한테 특별한 구단이다. 프로 처음 구단이고,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유럽에서 돌아왔을 때도 서울과 함께 했다. 마지막도 서울에서 함께 하고 싶다.” FC서울의 ‘리빙 레전드’ 박주영이 이번 시즌 완벽하게 부활했고, 마지막 은퇴의 순간까지도 서울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주영을 서울을 대표하는 선수다. 지난 2005년 서울에 입단해 데뷔 시즌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18골 4도움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2008년까지 서울의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이후 AS모나코, 아스널 등 해외 무대에서 뛰다가 2015년에 서울로 돌아와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지난 시즌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재계약 문제로 프리 시즌에 늦게 합류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황선홍 감독과 이을용 감독 대행을 거치면서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했고, 서울 역시 끝없이 추락하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가는 굴욕을 당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달랐다. 최용수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으며 몸 상태를 확실하게 끌어올렸고,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며 서울의 ‘에이스’로 돌아왔다. 결과적으로 박주영은 이번 시즌 리그 32경기에 출전해 10골 7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고, 리그 전체를 봐도 8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한 마디로 완벽한 부활. 비결은 노력 또 노력이었다. 이에 대해 박주영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시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최용수 감독님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동계훈련부터 열심히 준비를 했고, FC서울답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박주영은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을 꼽아달라는 말에 “개인적으로 경기를 많이 나오고 있어 찬스가 생기고 있다.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을 때 기분이 좋다. 슈퍼매치에서 넣은 페널티킥 2골과 대구전에서 프리킥 골도 생각난다”며 세 번의 득점 장면을 선택했다.

이제 박주영은 단순한 선수가 아닌 팀의 전체를 이끄는 리더다. 고요한이 팀의 주장이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단을 리드하는 것은 박주영이다. 특히 박주영은 이인규, 김주성 등 어린 선수들과도 잘 어울리며 든든한 ‘형’ 역할을 자처하고 있고, 이밖에도 고요한, 김남춘, 박동진 등 후배들과 식사를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박주영은 “이인규는 개인 기량이 좋은 선수라고 느꼈다. 기회가 왔을 때 본인이 잡아야 한다. 아직 어린 선수다.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최근 결과가 좋아서 기분 좋았다. 따로 해준 말은 없다. 세대 차이는 후배들이 많이 느낄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것을 잘 모른다. 대부분 선수들이 말을 잘 듣는다. 후배들과 식사를 한다. 최대 지출 금액은 이번에 신인 선수들과 소고기 먹었을 때 250만원이 나왔다. 후배들이 저를 어려워하는데 밥 사달라고 많이 했으면 좋겠다”며 밝게 웃었다.

박주영의 꿈은 서울에서 마지막을 보내는 것이었다. K리그판 미우라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K리그판 미우라는 불가능하다. 회복이 안 된다”고 답했고, 이어 “서울은 저한테 특별한 구단이다. 프로 처음 구단이고,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유럽에서 돌아왔을 때도 서울과 함께 했다. 마지막도 서울에서 함께 하고 싶다. 좋은 성적도 좋지만 ‘박주영이 축구를 참 재미있게 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왔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고 있다. 응원 부탁드린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사진=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