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역전 또 역전. K리그에서 축구를 가장 잘한다는 6팀이 ‘파이널 A’라는 이름으로 묶였고,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부터 명승부를 연출하며 역대급 순위 경쟁을 이어갔다.

K리그는 지난 2012시즌부터 스플릿 라운드를 도입했다. 플레이오프가 사라진 가운데 리그 막판 순위 경쟁에 흥미와 관심을 더하기 위해 스플릿 라운드를 도입했고, 상위 팀은 스플릿A로 향해 우승을 경쟁했고, 하위 팀은 스플릿B에서 강등 싸움을 펼쳤다.

스플릿 라운드는 축구의 특성상 플레이오프를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K리그에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2013년 포항 스틸러스의 극적인 우승, 2016년 서울의 우승과 인천의 잔류 등 여러 스토리를 만들며 K리그의 훌륭한 시스템을 자리 잡았다.

올해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바로 기존 ‘스플릿 라운드’의 명칭을 ‘파이널 라운드’로 변경한 것이다. 이유는 분명했다. K리그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적인 명칭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을 얻었고, 최종 라운드에 특별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브랜드화’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최근 K리그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의 팬 층 외에 K리그를 처음 접하는 일반 대중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중적인 명칭이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최종 라운드의 특별함을 강조하고, 쉽게 브랜드화하여 각종 로그, 엠블럼, 제작물 등에 어울릴 수 있는 직관적인 명칭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해 명칭을 변경했다. 쉽게 설명해서 파이널A는 하나의 플레이오프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그만큼 특별함을 강조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연맹의 선택은 옳았다. 명칭만 바꿨을 뿐이지만 스플릿A에서 ‘파이널A'로 바뀌면서 경기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고, K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6팀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며 첫 번째 라운드부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파이널‘이라는 것이 강조되면서 빠르게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었고, 전북과 울산의 역대급 우승 경쟁, 서울-대구-강원-포항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렸다.

# 전북의 선두 탈환, 울산의 재탈환...이것이 ‘파이널A’다!

역대급 우승 경쟁은 계속된다. 승점 1점차로 선두 싸움을 하고 있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모두 승리를 맛봤다. 프로축구연맹은 ‘파이널A’ 라운드를 모든 팬들이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 3경기 시간을 겹치지 않게 했고, 첫 경기는 전북과 포항이 맞대결이었다.

승자는 전북이었다. 시즌을 마친 후 군입대하는 문선민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고, 결국 전북이 포항을 3-0으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이로써 승점 71점이 된 전북은 한 경기 덜 치른 울산(69)을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그러나 울산이 곧바로 재탈환했다. 대구라는 까다로운 상대를 만난 울산은 믹스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세징야의 환상적인 동점골이 나오면서 후반까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만약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 전북에 선두를 내주는 상황. 이에 김도훈 감독은 주민규 카드를 꺼내들며 승부수를 던졌고, 결국 이것이 통했다. 주민규는 후반 막판 김보경의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결승골을 터뜨렸고, 승점 72점으로 울산이 선두를 되찾았다.

‘파이널A’라는 이름에 걸맞은 명승부였고, 두 팀은 역대급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두 팀은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최소 2위를 확보하며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했다.

# ‘역전의 명수’ 강원, 서울에 3-2 역전승...옥에 티는 ‘심판의 경기 운영’

파이널A의 판도는 울산과 전북의 우승 경쟁, 서울-대구-강원-포항의 3위 싸움이다. 만약 수원 삼성이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리그 3위까지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은 더 치열하다. 유리한 팀은 서울이었다. 승점 54점으로 3위를 지키고 있었고, 최근 부진에 빠졌지만 벌어놓은 승점이 꽤 컸다. 그러나 이제 상황을 알 수 없게 됐다. 서울이 강원 원정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경기 자체는 명승부였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강원전에서 이인규를 선발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결국 이인규가 K리그 데뷔골을 터드리며 믿음에 보답했다. 그러나 강원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강원은 후반 6분 이현식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막판 엄청난 명승부가 펼쳐졌다. 서울의 해결사 박주영이 감각적인 헤더로 골망을 흔들며 승기를 잡았지만 강원은 역전의 명수였다. 후반 41분 이영재의 환상적인 프리킥 동점골이 나왔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이현식의 결승골이 나오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승자는 강원이었고, 승점 49점으로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이날 결과로 서울(승점 54), 대구(승점 50), 강원(승점 49), 포항(승점 48)의 3위 싸움은 더 치열하게 됐다.

그러나 옥에 티도 있었다. 경기는 명승부였지만 이동준 주심의 경기 운영은 조금 아쉬웠다. 상황은 후반 41분 이영재의 프리킥 과정에서 나왔다. 이영재가 프리킥을 준비하는 순간 가원의 선수들이 서울의 수비벽을 방해하는 장면이 나왔고, 서울 선수들은 곧바로 항의했다. 그러나 주심은 별다른 제지 없이 프리킥을 진행했고, 결국 여기서 동점골이 나왔다.

문제는 또 있었다. 주세종을 비롯한 서울의 선수들은 이동준 주심에게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주세종에게 곧바로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후에도 주세종의 항의가 멈추지 않자 이동준 주심은 두 번째 경고 카드를 꺼내들며 퇴장을 명령했다. 결과적으로 이동준 주심이 프리킥 전에 서울과 강원의 충돌 상황에서 제지를 했다면 이후에 항의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주심의 경기 운영이 조금은 아쉬웠고, 명승부에 오점을 남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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