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인천공항] 이명수 기자= 축구 대표팀이 단단히 화가 났다. 북한 선수단은 거친 플레이로 일관했고, 호텔에 감금 수준으로 방치한 북한 당국 역시 국제 경기를 치를 자격이 없음을 증명했다. 대표팀은 내년 6월 홈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리턴매치를 벼르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전 1시 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15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사상 초유의 경기였다. 취재진이 북한에 입국할 수 없었고, 중계방송진의 방북은커녕 경기 생중계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경기 상황은 평양에 파견된 AFC 감독관이 말레이시아 AFC 본부에 상황을 전파하면 다시 이를 서울 대한축구협회로 알리는 형식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 알 수 있었던 정보는 경고, 선수교체, 킥오프, 경기종료 정도뿐이었다.

이날 공항에 입국한 선수들의 입을 통해 최악의 경기 순간을 회상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승점 3점을 목표로했는데 승점 1점만 가져와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부상 없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로서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 너무 거칠었고, 심한 욕설도 있었다”며 북한의 거친 축구를 이야기했다.

북한 선수에게 가격 당한 것으로 알려진 황인범은 “상대가 공과는 상관없이, 몸싸움이라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거칠게 경기했다”면서 "계속 불필요한 말로 저희를 일부러 흥분하게 하려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리턴매치를 기다렸다. 황인범은 침착한 목소리로 ”저희가 승리를 했다면 솔직하게 (북한과의 격차를)말할 수 있었겠지만 어쨌든 축구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 홈경기에서 저희가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어떻게 갚아주고 상대와 실력차가 어떨지 보여주고 싶다. 마인드컨트롤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영일 협회 부회장의 생각도 같았다. 최영일 부회장은 "전쟁 치르듯이 경기를 했다. 상대는 지지 않으려는 눈빛이 살아있었다. 우리는 기술적인 축구를 하려했고 선수들이 부상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원정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한 것은 만족스럽다"면서도 "경기가 많이 거칠었다. 팔꿈치와 손을 많이 사용했고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는 상대 주먹이 들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북한을 만날 상황에 대해 최영일 부회장은 ”혼내줄 것이다. 실력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우리가 훨씬 낫다. 사실 잘 안 맞아서 이렇게 된 것일 뿐이지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내년 6월 4일, 북한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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