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전쟁 같았던 90분.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29년 만의 평양 원정 경기는 상당히 거칠었다고 전해지고 있고, 이에 벤투호 선수들은 “이게 축구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2승 1무가 된 한국은 H조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손흥민과 황의조를 내세웠다. 2선 측면에서는 나상호와 이재성이 지원 사격에 나섰고, 중원에는 황인범과 정우영이 합을 맞췄다. 수비에는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김문환이 섰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은 후반에 황희찬, 권창훈, 김신욱 등을 투입했으나 끝내 북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0-0으로 비긴 후 벤투 감독은 “주심이 경기를 자주 끊으면서 중단된 시간이 많아 평상시 경기와 다르게 전개됐다. 아쉽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현재 조1위에 있고 앞으로도 조1위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전부다. 아무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29년 만에 평양에서 열리는 ‘코리안 더비’라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북한은 공개하는 것을 꺼렸다. 결국 선수단과 대표팀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평양에 입성하지 못했고, 중계도 허락하지 않았다. 여기에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러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고, 미디어가 없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말도 들을 수 없었다.

그래도 벤투호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를 통해 평양 원정의 뒷이야기가 조금씩 전해지고 있다.

일단 무관중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기장 선발대 도착 후 경기장 밖으로 못나가게 했고 본진 도착시에 별도로 관중이 경기장 앞에 없었다. 무관중은 협회는 물론 AFC와 FIFA 도 몰랐다고 전해진다. 경기 전일 MCM(매니저 미팅)시 4만 예측한 내용만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의 전력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한 마디로 전쟁이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북한이 굉장히 격하게 나왔다고 한다. 선수들은 이게 축구인지 모르겠다는 정도로 강한 몸싸움이 있었다”며 북한의 거친 축구에 고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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