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화성] 정지훈 기자= “평양 원정이 코앞인데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어요...저희도 답답하네요.” 평양 원정이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평양 원정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 험난한 평양 원정이 예상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스리랑카(FIFA 랭킹 202위)와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1차전에서 투르크메니스탄에 2-0 승리를 거둔 한국 대표팀은 스리랑카를 잡고, 평양 원정에서도 승리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벤투 감독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일단 스리랑카전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을 지원하는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스리랑카보다 더 큰 걱정이 있다. 바로 평양 원정이다. 벤투호는 스리랑카전을 치른 후 15일 북한 평양에 위치한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3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무려 29년 만에 평양 원정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관심이 집중됐고, 외신에서도 손흥민 등 한국의 스타들이 평양 원정을 떠나는 것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해 협회 차원에서 많은 것을 준비했고, 정부, 외교부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평양 원정을 준비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에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평양 원정을 완벽하게 치르기 위해 북한축구협회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일찌감치 전달했고, 북한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나 북한축구협회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다가 지난 달 23일에야 평양에서 남북대결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뜻을 전했다.

물론 경기는 문제없이 열릴 전망이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에서 준비하고 있던 TV 생중계, 응원단 파견, 취재진 지원 등은 아직도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 경기 당일까지 5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단, 취재진의 비자 발급에 필요한 초청장이 도착하지 않았고, 현재까지는 취재진이 평양 원정을 제때 갈 수 있는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우리도 답답한 상황이다. 평양 원정을 위한 초청장이 아직도 오지 않았다. 솔직하게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북한에서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르기로 했기 때문에 선수단의 방북은 허용되겠지만 취재진의 상황은 알 수가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TV 생중계도 결정되지 않았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역사적인 남북 대결을 라이브로 중계하기로 계획했지만 북한이 엄청난 액수의 중계권료를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고, 중계에 필요한 준비 사항에도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이후 협회는 취재단 공지를 통해 “KFA는 8월부터 AFC, 정부, 북한축구협회와 선수단 방북 사항을 논의했다. 이번 주 초 북한축구협회로부터 선수단 방북을 준비하겠다는 공문을 접수하고 세부사항 조율 중이고, 협회에서 여러 경로(육로, 전세기)를 제시했지만 13일 베이징을 경유해 14일 평양으로 입국으로 최종 결정했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협회는 “KFA는 기자단, 중계방송, 응원단의 방북에 대해 북한축구협회에 줄곧 요청했고, AFC를 통해서도 협조 요청을 보냈지만 선수단을 제외한 인원의 입국 승인은 북한축구협회의 결정 사안이 아니라는 회신을 받았다. KFA는 AFC와 북한축구협회에 재차 협조 요청을 하고, 정부도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지금껏 추가 회신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선수단 이외 방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KFA는 마지막까지 북한축구협회와 AFC를 통해 기자단의 방북에 대해 협조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모든 변수를 대비해 평양 원정을 준비하고 있지만 막상 경기 주최자인 북한 쪽에서 대답이 없다. 여러 가지로 답답한 상황이고, 대한축구협회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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