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대한민국 U-19 대표팀을 아시아 정상에 올려 놓은 문창진(19, 포항)이 결승전 당시 승부차기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문창진은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에서 4골 2도움을 올리며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라크와의 결승전에서는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우승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에이스라는 칭호가 붙을 만큼 이 대회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피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이라크와 120분간 혈투를 벌인 뒤 맞이한 승부차기였다. 문창진은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의 4강전 경기 중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고, 파넨카킥으로 득점한 바 있다. 강심장의 면모를 보인 그가 승부차기 키커로 나설 것은 당연해 보였다.

문창진은 “우즈벡전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을 당했는데 결승전 때 재발했다. 전반전이 끝난 후 파스를 뿌리고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섰다. 뛰는데 큰 무리는 없었지만 체력이 소진된 상태였고, 멈춰 있는 상태에서 킥을 차기가 부담됐었다”고 털어놨다.

이를 알게 된 이광종 감독은 승부차기 순번을 조정했다. 문창진이 필드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쳤으나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상도 있었기에 마지막 키커인 5번으로 배치했다. 문창진은 “내 순번은 원래 두 번째였는데 다섯 번째 키커로 바뀌었다. 부상도 있었지만 왠지 부담으로 다가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과적으로 문창진의 차례가 오기 전에 승부는 막을 내렸다. 상대 두 번째 키커의 실축과 세 번째 키커의 볼을 이창근이 막아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문창진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며 아찔하다. 내가 안 찬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축구는 알 수 없는 스포츠다”라며 이광종 감독님의 탁월한 선택에 감사 드린다. 그래서 우승으로 직결됐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현민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 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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