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천안] 정지훈 기자= “K리그 퀸컵에 출전하기 위해 부산에서 새벽 5시에 출발했어요...만약에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면 밥도 못 먹고 부산으로 돌아가야 해요. 그래서 꼭 이길 겁니다.” 새벽 5시에 출발해 K리그 퀸컵에 참가한 부산 지역의 다울(동아대)과 PNU 레이디스(부산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동아대는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고, 부산대는 아쉽게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다.

여대생들의 챔피언스리그 '2019 K리그 퀸컵(K-Win컵)'이 5일 천안에 위치한 상록 리조트와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렸다. 당초에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펼쳐질 예정이었지만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파주에 발생하면서 대회 장소가 바뀌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K리그 퀸컵은 '디펜딩 챔피언' FC 천마(한국체대)를 비롯해 총 16개 팀들이 참가해 뜨거운 열전을 펼쳤다.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촉촉한 가을비도 여대생들의 축구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고, 오히려 축구하기에 더 좋은 날씨가 됐다.

큰 이변은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FC 천마(한국체대)를 비롯해 지난 해 8강에 진출했던 FC 앨리제(고려대), INHA WICS(인하대), SNUW FC(서울대), FC 여우락(성균관대)이 무난하게 8강에 진출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멀리서 온 팀은 동아대와 부산대다. 부산에서는 K리그 퀸컵처럼 큰 대회가 없기 때문에 K리그 퀸컵처럼 모든 경비를 지원받는 전국대회는 사실상 이 대회가 유일하다. 이런 이유로 동아대와 부산대는 K리그 퀸컵에 참가하기 위해 PC방까지 가서 추첨을 진행했고,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새벽 5시에 부산에서 출발했다.

이에 대해 동아대 주장 유한솔 씨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퀸컵을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사실 퀸컵은 숙박, 버스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무조건 나오고 싶은 대회다. 이번에는 선착순이었는데 PC방에서 지원을 했을 정도로 절실했다. 오전 4시 50분에 출발했다. 다들 한 시간, 두 시간만 자고 올라왔다. 퀸컵은 무조건 나가야하는 전국 대회고, 꿈의 무대다”며 K리그 퀸컵의 소중함에 대해 설명했다.

부산대의 주장 김연빈 씨도 “서울대랑 3년 째 같은 조다. 지난해에도 참가했는데 조별리그에서 떨어지면 짐을 싸야 한다. 작년에는 서울대랑 승점이 같았는데 추첨에서 떨어져 정말 억울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드시 본선에 진출해야 한다. 동아대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새벽 5시에 출발해서 왔다. 힘들지만 본선 진출을 이루고 싶다”며 본선 진출의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동아대와 부산대의 희비는 엇갈렸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체대를 비롯해 WFC BETA(서울시립대), LION Ladies(한양대)와 C조에 배치된 동아대는 힘겨운 본선 진출을 예고했으나 한국체대와 첫 판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동아대는 LION Ladies(한양대)와 무승부를 거뒀지만 최종전에서 WFC BETA(서울시립대)를 제압하며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지난 해 8강 진출 팀인 한양대는 동아대에 밀리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부산대는 이번에도 아쉽게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SNUW FC(서울대), FC 여우락(성균관대), FC 콕(이화여대)과 만난 부산대는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특히 3년 연속 같은 조에서 만난 서울대에 패배한 것이 뼈아팠다.

드디어 본선에 진출한 동아대의 주장 유한솔 씨는 “지난해에는 부산에서 올라왔는데 바로 탈락해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본선에 진출할 수 있어서 너무 감격적이다. 솔직하게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월수금 훈련을 했고, 부산대랑 친선 경기도 많이 했다. 3번째 대회 참가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부산대랑 본선에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아쉽지만 우리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1차 목표를 달성했다. 마지막 목표는 우승이다. 한체대와 조별리그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또 만나면 이기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희비가 엇갈린 동아대와 부산대. 두 팀 모두 새벽 5시에 부산에서 출발하는 열정을 보여줬지만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고, 동아대는 우승을 위해, 부산대는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야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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