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명기 기자= 미리 예고한 대로 수원삼성이 전북현대 원정에서 숨을 골랐다. 전북전 결과보다는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체력 안배에 나서며 FA컵 총력전을 예고한 수원이다. 리그 상위 스플릿 진입이 어려워지는 것을 감수하면서 전북전 구상을 이행한 수원이 그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수원은 28일 오후 4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북에 0-2로 패했다.

FA컵 포함 최근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의 늪에 빠진 수원은 40점에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진입이 더욱 어려워졌다. 순위 경쟁팀인 6위 포항(승점42)과 7위 상주(승점40)가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이어서 사실상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만큼 리그에서는 순위 경쟁에 있어 전북 원정이 중요했다. 그럼에도 수원은 염기훈, 홍철, 노동건, 최성근 등 핵심 자원들을 제외시켰다. 대신 오현규, 전세진, 바그닝요, 고승범, 양형모 등 자주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러한 명단은 예상 가능한 범위에 있었다. 이임생 감독이 지난 상주전 이후 전북전 로테이션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임생 감독은 리그 최강으로 불리는 전북을 상대로 주전급 선수들을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한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던 이임생 감독이지만 이제는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명분보다 FA컵 우승이라는 실리를 잡는 쪽을 택한 듯 보인다.

예상대로 스쿼드가 더 탄탄한 전북에 패한 수원이다. 하지만 당초부터 전북전 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았던 만큼 이러한 판단은 이해 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다. 나름대로 어려운 조건에서 승리를 기대했던 이임생 감독은 실망한 듯 보였다. 그러면서도 “경기를 많이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선수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려운 승부를 치른 선수들에게 위로를 건냈다.

이번 경기에 대한 부분보다 이임생 감독의 눈은 향후 일정으로 향해 있는 듯 했다. 수원은 주중 화성FC를 상대로 FA컵 준결승 2차전을 치르고 이후 FC서울과 슈퍼매치에 나서야 한다. 쉽지 않은 일정을 넘어야 한다.

이임생 감독은 “이미 오늘 체력적인 안배를 가져갔다. 향후 FA컵과 서울전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 같다"는 말로 이번 전북전보다는 다른 일정에 시선이 집중돼 있음을 나타냈다.

이날 경기에 나선 주전급 선수 중 한 명이었던 한의권 역시 비슷한 속내를 드러냈다. 경기에 패한 것에 실망감을 나타내면서도 “FA컵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수비보다는 공격적으로 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FA컵 마저 탈락한다면 이번 시즌 농사는 실패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심기일전해 경기를 치르겠다"면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단순히 쉬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선수들에게 공이 돌아간 셈이다. 이미 화성과 1차전에서 0-1로 패한 상황에서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 더 이상의 물러날 곳은 없어 보인다. 전북 원정에 나서지 않고 휴식을 취한 선수들과 베테랑-신예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이미 화성은 4부리그 격이지만 그 이상의 잠재력과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수원도 전북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힘을 빼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화성전에 대한 각오를 나타냈다. 수원은 실리와 자존심이 모두 걸린 2차전 승부에서 웃는 팀이 자신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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