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성남] 신명기 기자=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팀이 승점 3점을 얻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성남FC의 외국인 공격수인 마티아스 쿠뢰르(31)에게는 풀리지 않는 한 판이었다. 수원삼성을 상대로 두 달여 만에 출전 기회를 얻어 의욕적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골 운은 따르지 않았다. 특히나 커리어를 통틀어 페널티킥 실축이 없었다던 마티아스는 자신이 자랑하던 기록까지 깨지며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윙어이면서 중앙도 소화할 수 있는 공격수인 마티아스는 지난 1월 성남에 합류했다. 프랑스, 스페인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불가리아, 조지아 등 유럽의 다양한 리그들을 경험한 뒤 성남에 합류했다. 시즌 초반 선발과 벤치를 오갔고 제주유나이티드, FC서울전에서 골 맛을 봤다.

하지만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이 중요한 성남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시즌 중반부터는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아졌고 지난 8월 경남FC전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는 경우까지 생겼다. 수원전 전까지 8경기 연속 결장하면서 입지를 잃는 듯 보였다.

A매치 휴식기가 반전 포인트였다. 에델을 부상으로 잃은 남기일 감독은 고성 전지훈련을 전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마티아스 투입을 구상했다. 공격진에서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 마티아스에게도 수원전 출전을 암시하며 동기부여를 심어줬다.

실제로 마티아스는 수원전 선발로 나섰다. 공민현, 최병찬과 함께 최전방에 위치했다. 출전 기회를 노리며 절치부심하던 마티아스는 위협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공민현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경기력 자체는 좋았지만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페널티킥은 골대를 맞췄고 골문 안으로 향하던 슈팅은 수비가 골라인에서 걷어내는 등 한 골을 넣기가 쉽지 않았다.

전반 40분 페널티킥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성남은 서보민을 1번 키커로 낙점한 상황이었지만 마티아스가 자신이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존중해 킥을 차게 했다. 한 골이 절실했던 마티아스는 고개를 떨어뜨렸고 남기일 감독은 고개를 들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좀처럼 풀리지 않던 마티아스의 출전 시간은 후반 21분까지였다. 김현성과 교체되면서 나오는 마티아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정작 남기일 감독의 평가는 박하지 않았다. 남기일 감독은 “많은 활동량을 통해 찬스를 만들었다. 오늘 경기는 좋은 컨디션으로 올 시즌 초에 준비한 모습대로 해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페널티킥 상황에 대해서는 “성남 부임 후 첫 페널티킥 실축이다. 서보민이 키커였고 연습도 진행해 왔다. 하지만 마티아스가 골을 통해 컨디션을 올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본인도 (페널티킥을) 차려고 서 있더라. 그래서 키커로 결정했고 그 결정에 대한 후회는 없다”면서 쿨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풋볼’과 만난 마티아스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준비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티아스는 “매 순간 열심히 하고 있었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 특별히 더 체력보충 훈련을 했다. 감독님도 전지훈련지에서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해 출전을 확신하고 있었다. 정말로 뛰게 돼 기뻤다. 하지만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승점 3점을 얻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티아스는 “동료들이 나를 위해 기회를 만들어줬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 부분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공민현이 내가 더 빛날 수 있게 많이 도와줬다고 생각한다”면서 경기력에는 만족하면서도 “커리어 최초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R리그에서 수원을 상대로 페널티킥을 넣었는데 1군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그 부분 때문에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만 이번 시즌의 전반적인 어려움과 이번 경기의 시련을 극복하겠다고도 했다. 마티아스는 “당연히 훈련은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뛰게 될 것이냐 아니냐는 감독의 권한이다. 선수는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5분이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 살려보겠다.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있다. 반드시 뛸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준비를 하겠다”는 말로 반드시 다시 올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 성남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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