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이현호 기자=송범근(21)이 전북 에이스만 누릴 수 있는 '솔로렐레' 주인공이 됐다. 그것도 한국 축구의 심장 상암에서.

전북현대는 1일 오후 7시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8라운드에서 FC서울을 2-0으로 꺾었다. 같은 시각 울산(승점 59)이 인천과 비기면서 전북(60)이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전북의 득점자인 호사, 로페즈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은 이가 있다. 프로 2년 차 골키퍼 송범근이다. 전북은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33분 페널티킥(PK)을 허용했다. 실점을 내주면 스코어가 1점 차로 좁혀지면서 흐름을 내줄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송범근 덕에 점수 차가 유지됐다. 송범근은 키커 정원진의 PK 슈팅을 오른손으로 쳐낸 후 2차 슈팅까지 막아냈다. 프로 커리어 중 첫 PK 선방이었다. 이용, 김민혁 등 선배 수비수들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막내 송범근을 축하해줬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전북은 남은 시간 동안 서울을 압도했다. 승리 후 전북 선수단은 원정 팬들을 마주보고 오오렐레 세리머니를 즐겼다. 선발 선수단은 물론 서브 자원까지 모두 어깨동무로 선두 탈환을 자축했다.

그러나 한 명이 없었다. 송범근이 방송 인터뷰에 불려간 후 뒤늦게 팬들 앞으로 다가왔다. 전북 원정 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켜 막내 송범근을 기다렸다. 송범근은 자신의 이름을 우렁차게 외치는 팬들과 함께 솔로 오오렐레를 누렸다.

솔로렐레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북만의 에이스 대우 문화다. 이날 송범근처럼 방송 인터뷰를 마친 그날 최고의 선수가 누릴 수 있다. 혹은 해외로 이적하거나 군입대하는 선수가 기회를 얻었다. 주로 이동국, 김신욱(상하이 선화),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솔로렐레의 주인공이었다.

송범근은 처음 받아보는 세리머니에 쑥스러운 듯 고개를 떨구는가 싶더니 두 팔을 벌려 솔로렐레를 즐겼다. 이후에도 '송범근'이 연호됐고, 송범근은 고개를 돌려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전주성에서 솔로렐레 중인 이동국.

사진=이현호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윤경식 기자

영상=이현호 기자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