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전주] 이현호 기자=1년 전 강등권에서 잔류 싸움을 하던 문선민이 지금은 선두권에서 우승 싸움 중이다. “비기기만 해도 더 열 받는다”는 게 문선민의 달라진 마음이다.

전북현대는 1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6라운드에서 울산현대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리그 15경기 무패행진(10승 5무)과 함께 울산(55점)을 제치고 승점 56점 단독 1위를 탈환했다.

문선민의 맹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후반 5분 박스 안에서 드리블을 이어가던 문선민은 윤영선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1분 뒤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땅볼 크로스로 로페즈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더불어 페널티킥(PK)까지 얻어냈다.

경기를 마친 뒤 문선민은 “2위였던 상황에서 1위 울산과의 중요한 경기였다. 올 시즌 울산에 1무 1패로 뒤처지고 있었다.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이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제 역할에 충실했고, 동료들이 도와줘서 이겼다”고 선두 탈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인천에 있을 때도 울산이라는 팀을 이기기 힘들었다. 거의 이긴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울산을 이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문선민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인천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당시 인천은 시즌 막바지까지 강등권에서 허덕였다. 끝내 기적 같은 생존왕 본능으로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문선민은 2년 동안 18골 9도움을 기록해 인천을 살려낸 후 올해 초 전북으로 이적했다.

이젠 잔류가 아닌 우승을 바라볼 때. 문선민은 “전북에서 첫 시즌이다. 전북에 오래있었던 동료들이 많다. 다들 (우승에 대한 생각)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팀은 강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저도 전북 DNA를 더 빨리 터득하려고 한다. 이젠 비기기만 해도 더 열 받고 왜 못 이겼는지 생각한다. (이기지 못한 경기에서) ‘제가 더 잘했어야 팀도 잘했을 것‘이라며 반성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요즘 전북의 에이스’라는 칭찬에는 미소와 함께 “과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선민은 이날 한껏 달아오른 듯했다. 공격 상황에서 잠시 공이 나가면 서포터를 향해 두 팔을 들고 응원을 유도했다. 동료의 득점에는 화끈한 어퍼컷 세리머니도 날렸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오시니까 같이 즐길 수 있다. 솔직히 저는 큰 경기가 즐겁다. 압박감이나 부담감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전주성에는 국가대표팀 코치진들이 자리했다. 전북의 3-0 완승을 이끈 문선민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을 터. 그러나 문선민은 “리그 우승만 생각한다. 전북에서 K리그 우승을 하고 싶다”는 말로 소속팀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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