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수원] 신명기 기자= “저는 파랑검정 우리 인천팬들에게 우리 팀이 다른 팀에 꿀리지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인천유나이티드가 수원삼성을 상대로 승리하며 무승 징크스를 깼다. 이 승리로 인천은 제주유나이티드를 제치고 최하위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승리를 만든 건 ‘신입생’ 김호남의 결승골이었다. 김호남은 새로운 소속팀인 인천과 팬들에게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인천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수원에 1-0으로 승리했다. 수원은 2연패에 빠졌고 인천은 지난 성남전 패배를 딛고 3경기 만에 승점 3점을 확보했다.

이날 인천은 후반 6분 나온 김호남의 결승골로 승리할 수 있었다. 김호남은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허문 뒤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인천에 승점 3점을 안겼다. 이적 이후 두 번째 골이 절묘한 타이밍에 나왔다.

김호남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공을 처음 받았을 때 득점력이 있는 케힌데와 무고사 쪽으로 컷백을 내주려 했다. 때려야 하겠다는 마음에 한 번 멈칫했다. 공격수로서 욕심이 있어서 이번에 슈팅하고 다음 기회에 케힌데에게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슈팅을 시도한 것이 운 좋게 들어갔다”면서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팀이 굉장히 기다렸던 골이어서 그런지 김호남도 골을 터트린 후 멋진 세리머니를 했다. 특히 코칭 스태프, 팬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김호남은 팬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여러 감정이 뒤섞인 듯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호남은 이적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인천 구단과 팬들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호남은 “‘파랑검정’ 우리 인천팬들에게 우리가 다른 팀들에 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당당함을 보여주고 싶어서 저도 당당하고 시크하게 (세리머니를) 했다. 우리 팬들이 다른 어떤 구단 팬들과 비교해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 당당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그런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김호남은 원만한 상황에서 인천에 합류했던 것은 아니었다. 인천과 제주가 급하게 남준재와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김호남은 이 부분을 미리 고지 받지 못했다. K리그의 규정 속에 자신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았던 인천 이적을 하게 됐다.

하지만 김호남은 빠르게 인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로 유상철 감독과 ‘주장’ 김승용, 그리고 인천 이적 후 만족하는 가족들 덕분이었다.

김호남은 먼저 김승용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고마워해야 할 와이프, 가족분들도 있지만 가장 고참인 (김)승용이형이 워낙 팀 분위기를 잘 만들어준다.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지만 새로운 선수들을 잘 챙겨주고 기존 선수들과 융화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잘 해준다. 남자들끼리 고맙다는 말 잘 못하는데 이 자리에서 승용이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이적 후 표정이 밝아졌다는 말에 “가장 컸던 것은 유상철 감독님이었다. 나는 정말로 감독님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선수들이 ‘감독님에게 미안해서라도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감독님은 우리에게 잘 맞춰주신다. 그런 부분들을 보면서 (인천 이적이) 정말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팀에 오길 정말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점점 들고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어 김호남은 “특히 아내가 인천에 오고 나서 표정이 밝아졌다. 서귀포가 조금 갇힌 느낌이었다면 인천에는 이모님도 가까이 살고 하시니까 좋았다. 아내가 편해지니 나도 편해지고 좋은 기운을 받았고 모든 것이 다 좋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웃어 보였다.

탈꼴찌를 이끈 김호남은 “절대 방심할 상황이 아니다. 목표는 강등권 탈출을 넘어 더 높은 곳으로 가는 것이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연승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저를 비롯해 선수들이 노력할 생각이다”라면서 수원전 승리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진= 인터풋볼,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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