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잠실] 정지훈 기자= “하루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저부터 몸을 사리지 않았고, 이 악물고 운동을 했다. 후배들이 잘 따라 와주고 있다. 많이 부족한 선배인데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 서울 이랜드 FC의 ‘레전드’ 김영광이 진심으로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서울 이랜드 FC는 4일 오후 8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22라운드에서 부천 FC 1995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 이랜드는 2연승에 성공하며 반전의 신호탄을 쐈고, 꼴찌 탈출의 희망을 봤다.

이 중심에는 ‘레전드’ 김영광이 있었다. 김영광은 1-0으로 리드하고 있는 후반 추가시간 부천의 공격 상황에서 임동혁의 득점에 가까운 헤더를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냈고, 이후 닐손의 슈팅은 골대를 맞으며 위기를 넘겼다.

경기 후 김영광은 “마지막에 몸을 날려 막아내고, 닐손이 들어오는 것을 봤는데 순간적으로 큰 일 났다는 생각을 했다. 못 막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수비수들이 닐손 쪽으로 끝까지 방해를 해줬다. 그래서 골대를 맞은 것 같다. 경기 후에 후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다”며 마지막 장면을 설명했다.

사실 이번 시즌 서울 이랜드는 최악에 가까운 성적을 내고 있었다. 지난 21라운드에서 전남에 승리하기 전까지 무려 14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부진에 빠져있었고, 연패로 치면 무려 9연패였다. 이 과정에서 서울 이랜드는 김현수 감독과 결별하고, 우성용 수석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겼지만 한번 떨어진 분위기는 살아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 이랜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박공원 단장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는 선수들의 떨어진 사기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고, 좋지 못한 결과에도 ‘괜찮다’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애썼다. 여기에 우성용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고,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자고 말했다.

분위기가 조금씩 살아났다. 특히 서울 이랜드 선수들의 투지가 살아난 것이 긍정적이었다. 서울 이랜드 선수들은 지난 전남 원정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고, 많이 뛰면서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서울 이랜드가 15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고, 이후 부천전에서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2연승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김영광은 “저희 모두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연패를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전남 원정을 앞두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했고, 승리를 하면서 원동력이 생긴 것 같다. 모두 한 발 더 뛰고, 서로 탓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살아났다. 더 빨리 이런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너무 늦게 됐다. 그래도 팀이 잘 뭉쳐지고 있고, 경기 후에 한 명씩 돌아가며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고 했다.

이어 김영광은 “감독님이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신다. 다그치는 것보다 포기하지 말자고 해주신다. 그런 말들이 전달이 됐다.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감독님이 너무 좋으신 분이다. 경기에 지면 선수들이 정말 미안해했다. 홈 5연전을 들어가면서 이판사판이라는 각오로 들어왔다. 홈 5연승을 목표로 탈꼴찌를 하자는 말을 했다. 반등을 마련하자고 했고, 아직 희망을 놓을 때가 아니다. 5경기 다 이기면 희망이 생긴다. 팀이 단단해지고 있다”며 반전을 예고했다.

김영광은 서울 이랜드의 레전드다. 창단 첫 시즌인 2015년부터 서울 이랜드의 골문을 지키고 있고, 팬들로부터 ‘수호신’이라 불리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이기에 팀이 어려울 때 떠날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서울 이랜드를 지키고 있다.

그만큼 힘든 시간이었다. 김영광은 “그동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제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후배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루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저부터 몸을 사리지 않았고, 이 악물고 운동을 했다. 후배들이 잘 따라 와주고 있다. 많이 부족한 선배인데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 제가 할 일은 후배들을 칭찬해주는 것이다”며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서울 이랜드가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의 힘이 컸다. 서울 이랜드는 이번 시즌 아쉬운 성적에도 K리그2 내에서 평균 관중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3622명)-FC안양(3420명)-광주FC(3189명)에 이어 네 번째로 3000명을 넘는 구단(3056명)이 바로 서울 이랜드다. 여기에 이번 부천전에서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2332명의 팬들이 레울파크를 찾았다.

이에 대해 김영광은 “홈경기, 원정 경기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오시는 팬이 있다. 그분이 괜찮으니까 끝까지 해달라는 말을 해주셨다. 전남전에 몸을 풀고 있는데 김영광 선수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말을 해주셨다. 저도 모르게 절대 골 먹지 않고 승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골 먹으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승리했는데 팬들이 많이 우셨다. 저렇게 응원해주시는데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패를 해도 응원해주셨다. 정말 큰 힘이 된다.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보답하겠다”며 팬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사진=서울 이랜드 FC,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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