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안산] 정지훈 기자= 8개월 간 무적 신분이라는 힘든 시간을 견뎌낸 진창수(34)는 더욱 강해져있었고, 이제 안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안산 그리너스는 27일 저녁 8시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21라운드 경기서 부산 아이파크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안산은 3연승을 기록하며 5위로 올라섰고, 부산전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주인공은 8개월 만에 돌아온 진창수였다. 진창수는 지난 2018시즌까지 부천FC에서 활약했지만 시즌 종료 후 계약이 만료됐고, 약 8개월간 무적 신세로 보냈다. 이때 손을 내밀어 준 팀이 안산이었고, 이번 부산전에서 후반 34분 장혁진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극적인 장면이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우측면 황태현의 크로스를 진창수가 날카로운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이것이 골망을 흔들었다. 8개월 간 힘든 시기를 보냈던 진창수였기에 더욱 값진 복귀골이었다.

경기 후 진창수는 “작년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고, 무적 선수였다. 어려운 시간이었다. 후반기 여름 이적 시장에서 안산이 영입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8개월 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진창수는 “안산이 부산을 상대로 승리가 없었다. 부산전 첫 승이고, 리그에서 첫 3연승에 도전하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2위 부산과 경기였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감독님이 출전 기회를 주실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골까지 넣어 정말 기뻤다”며 밝게 웃었다.

진창수는 일본 태생의 재일 한국인 3세다. 2008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재일대표팀 소속으로 참가한 후 좋은 활약을 펼쳐 포천 시민구단에 입단했고, 이후 강릉시청, 고양 Hi FC, 경주한수원, 부천FC 등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 부천과 계약이 종료됐지만 팀을 찾지 못했고, 선수들의 재기를 돕는 독립구단 TNT FC에서 프로 복귀를 꿈꾸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그러나 무적 선수로 지낸 8개월은 쉽지 않았다. 진창수는 “8개월 동안 정말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축구화를 벗어야하나? 라는 생각과 갈등이 있었다. TNT 독립구단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매일 훈련을 했다. 정말 감사했다. 다시 팀에 복귀할 수 있을지 불안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올 수 있었다. 지금이 믿기지 않는다. 안산에서 첫 경기였기 때문에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진창수는 “전 소속팀 부천에 물론 서운함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축구 선수라면 겪어야 하는 부분이다. 힘든 시간을 이겨냈기 때문에 더 강한 축구 선수가 됐고, 한 단계 더 성숙해졌다. 부천에는 좋은 추억이 많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겠다. 이제 안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을 위해 축구화를 벗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재일 한국인 3세 진창수는 지난날을 돌아보며 “어렸을 때 일본에서 태어났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일본 친구들과 살면서 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축구밖에 없었다. 일본에서는 제 이름 창수가 특이한 이름이다. 축구를 잘하면 친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고, 다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만 했다. 축구 말고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당장 불러주는 팀이 없더라도 버티다 보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8개월 동안 하루하루 버텼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창수는 안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진창수는 “한국에서 11년 째 축구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안산에 온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1년이든, 2년이든 허락된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열심히 뛰고 싶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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