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등극한 ‘황카카’ 황진성(28, 포항)의 기량은 A매치에서도 통했다. 아시아에서 유럽식 축구를 구사하는 호주를 상대로 자신의 장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지난 8월 잠비아전 교체 출전로 A매치 데뷔를 한 황진성. 약 3개월 만인 14일 호주전에서 풀타임으로 두 번째 A매치를 치렀다.

당초 황진성은 교체 출전이 예상됐으나 최강희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 밑에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황진성을 세웠다. 구자철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이 자리에 대안으로 황진성을 선택한 것이다.

슬로우 스타터인 황진성의 경기력을 고려한 기용이기도 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황진성은 선발로 기용했을 때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한다”고 전했다.

황진성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일의 짧은 훈련 기간은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어려웠으나 순간적인 재치를 발휘하며 공격을 풀어갔다. 특유의 넓은 활동폭은 후방에서 전방으로의 볼 배급을 했다. 또한 포항에서 제로톱 전술로 스트라이커 역할을 한 경험은 이동국이 측면으로 이동했을 때 전방의 빈 자리를 메우는 플레이로 이어졌다.

전담 키커 역할도 충실히 소화했다. 정확도 높은 왼발킥은 호주 수비진을 위협하는 무기였다. 1-0으로 앞선 전반 17분에는 골대 뒷기둥을 맞히는 왼발 프리킥을 보여줬다. 좁은 공간에서는 과감한 돌파를 했고 슈팅 기회가 오면 지체 하지 않고 왼발킥을 시도했다.

후반 13분 김신욱 투입 이후에는 측면으로 이동해 호주 수비를 공략했고, 후반 26분 이승기의 왼쪽 크로스를 문전에서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하는 멋진 장면도 연출했다.

황진성은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대표팀 중원사령관으로서 활약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호주전 공식 매치 프로그램을 통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겠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자신의 장기를 모두 발휘하며 대표팀의 새로운 중원 사령관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화성=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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