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소공로] 이현호 기자=“(이)강인이 바지는 최악이에요. 난해해요.” 만 20세 언저리의 선수들이 막내 이강인의 패션에 고개를 저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FIFA U-20 월드컵 준우승 기념 격려금 전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정용 감독, 정몽규 회장, 허정무 부총재, 홍명보 전무 등을 비롯해 U-20 선수단과 가족, 유소년 시절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FIFA 대회 최고 성적을 거둔 선수단은 밝은 미소와 함께 행사장에 들어섰다. 구단 스케줄과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의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딱딱한 자리가 아닌 만큼 저마다 편한 복장으로 입장했다. 조영욱, 김주성, 오세훈 등은 반바지를 입었고, 전세진은 세미 정장을 착용했다. 엄원상, 이지솔, 김현우 등은 그 또래의 학생들처럼 깔끔하게 멋을 부렸다.

그중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셔츠 위에 푸른색 얇은 니트를 입었고, 통이 넓은 청바지와 함께 검정색 컨버스 운동화를 신었다. 행사 전 취재진 앞에 선 이강인은 ‘오늘 패션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까지 들었다. 이에 대해 이강인은 “그냥 편하게 입고 왔어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러나 동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인 모양이다. 전세진은 “오늘 워스트 드레서는 강인이다. 바지가 최악이다. 자기도 인정하는 것 같다. 확실히 외국에서 뛰는 선수라서 그런지 어떤 옷을 입을지 예상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지솔의 시선도 비슷했다. 그는 “강인이 바지가 난해하다. 외국은 다 저렇게 입나. 알 수 없는 패션이다. 그런데 평소에도 저렇게 입곤 한다”고 말했다. 이지솔의 얼굴에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 드러났다.

패션은 패션일 뿐. 이들은 서로의 추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했다. 전세진은 “오늘이 지나면 또 많이 보고 싶을 거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는 말로 아쉬움을 전했다. 오세훈 역시 “청와대 만찬 행사가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오늘 다시 모여서 너무 행복했다. 이제 정말 끝이라는 생각을 하니 아쉽다”고 답했다.

조영욱, 황태현 등도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들은 행사를 마친 뒤 “오늘 나랑 놀아줄 사람?”이라고 외치는 등 동료들과 헤어지기 싫어했다. 김대환 골키퍼 코치 또한 선수들 옆에 붙어 “주차권 6시간짜리 받았다. 얘들아 나 좀 놀아줘라”라며 선수단을 붙잡기도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현호 기자

영상 = 임성우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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