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A대표팀 우측 수비를 놓고 김창수(27, 부산)와 신광훈(25, 포항)의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최강희 감독은 호주와의 평가전(1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 나설 대표팀을 유럽파의 리그 일정을 고려해 국내파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이 중 눈에 띄는 점은 우측 수비수인 김창수, 신광훈의 발탁이다.

최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경기를 치르며 측면 수비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그간 오른쪽 수비로 고요한(서울), 오범석(수원)을 중용했지만 최 감독 마음을 사로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지난달 17일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에서는 수적 우위에도 불구 0-1로 패했다. 상대의 측면 돌파에 고전했고, 포백 수비는 전체적으로 불협화음을 냈다. 공격 시 적극적인 오버래핑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신광훈은 이란 원정 명단에 포함됐으나 벤치를 지켰다.

최 감독은 호주전을 통해 측면 수비의 확실한 대안을 찾겠다고 공언했다. 다양한 국제무대 경험과 K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한 김창수와 신광훈을 선택했다. 본격적인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목표다.

김창수와 신광훈의 플레이 스타일은 비슷하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공격력이 장점이다. 빠른 발을 활용한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일품이다 . 때에 따라 측면 미드필더는 물론 왼쪽 측면 수비까지도 가능하다. 튀지는 않지만 팀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

두 선수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팀에 승선했던 김창수, 신광훈의 경쟁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김창수는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줄곧 선발로 출전해 주전 자리를 꿰찼지만 정작 올림픽 본선에서는 신광훈이 조별리그 3경기 모두 나섰다.

이후 K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한 두 선수는 2012 런던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와일드 카드를 후보로 거론됐다. 당초 신광훈이 뽑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홍명보 감독은 김창수를 선택했다. 김창수는 기대에 부응하며 조별리그에서 맹활약했고,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사상 첫 메달을 따는데 기여했다.

김창수는 영국과의 8강전에서 당한 팔부상으로 소속팀으로 복귀한 후 재활에 매진했다. 이때 신광훈이 종횡무진 활약하며 포항의 FA컵 우승을 안겼다. 둘은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소리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

두 선수가 함께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돈 현재 김창수, 신광훈이 최강희 감독의 고민을 씻어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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