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신명기 기자=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요?”

인터뷰 내내 거침없이 대답을 이어가던 손흥민의 말문이 막혔다. 바로 이란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나서였다. 마찬가지로 어린 나이에 유럽에 진출해 발전하고 있는 후배에 대한 언급이라 조심스러운 모습이 묻어났다. 입을 뗀 손흥민은 백승호가 잘했다고 말하면서도 첫 술에 배부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이란과 1-1로 비겼다.

이날 벤투 감독은 포백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미드필더 자리에 변화를 줬다. 주세종 대신 A매치에서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던 백승호를 선발 기용한 것. 지난 3월 A매치 기간에 출전하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던 백승호는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백승호는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 같지 않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백승호는 낮은 위치에서 후방 빌드업의 중심이 됐고 때에 따라서는 공격에 가담해 화려한 볼 소유와 드리블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페널티 박스 내에서 결정적인 수비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더할 나위 없는 데뷔전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도 백승호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해줬다. 아직 한창 성장 중이고 이제 막 A대표팀 선수로 첫 발을 뗀 선수여서 그런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그냥 너무 잘해줬다. 너무 고맙다. 그런데 승호, 승우 등 많은 선수들이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책임질 선수들이기 때문에 오늘 경기로 만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경기를 뛰면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백)승호가 나갈 때 박수를 높게 쳐줬다. 나도 고마웠기 때문이다. 같은 팀원으로서 데뷔한 선수 같지 않게 강팀 상대로 그런 경기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라고 덧붙이며 만족감을 전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승호 외에도 (나)상호, (황)인범이, (황)희찬이, (이)승우 이런 선수들이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기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인 것 같다”면서 주장으로서 동생들을 향한 이유 있는 채찍질을 가했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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