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부산] 신명기 기자= 여러 잡음 속에서도 ‘슈퍼 스타’ 손흥민의 팬을 향한 마음은 같았다. 팬들로부터 사인을 요구받는 과정에서 눈이 찔리기도 했고 피로한 상황에서도 ‘오픈 트레이닝 데이’ 행사에 성심성의껏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오전 10시 30분 1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 A매치에서 호주에 1-0으로 승리했다. 통상적으로 회복에 집중하는 경기 다음날 훈련은 팬들에게 공개하는 ‘오픈 트레이닝 데이’로 열렸다.

추첨을 통해 결정된 700명에 달하는 축구 팬들이 ‘오픈 트레이닝’ 행사가 열리는 부산 강서체육공원에 모였다. 연습구장 측면에 마련된 공간을 꽉 채운 팬들은 좀처럼 보기 힘든 A대표팀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손흥민이 나타나자 팬들은 술렁였다. 호주전에서 손흥민의 모습이 비춰질 때마다 엄청난 함성이 나왔던 것처럼 이날 역시 팬들의 환호성은 그칠 줄 몰랐다.

훈련 종료 이후 팬들이 기다리던 시간이 찾아왔다. 바로 A대표팀 선수들과 벤투 감독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는 순서가 진행됐기 때문. 손흥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멀리서 잘 보이지 않아도 카메라와 기자들, 팬들이 가장 많은 곳에 손흥민의 모습이 있었다.

이러한 순간들이 익숙한 듯 손흥민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끊이지 않고 계속된 사인 공세에 응했다. 팬들이 가져온 유니폼, 책자 등에 쉴 새 없이 사인을 해줬다. 손흥민의 이름이 새겨진 토트넘 유니폼도 있었고 A대표팀의 유니폼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모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경기 다음날이라 피로감을 느낄 법 했지만 손흥민은 때로는 묵묵히, 때로는 미소 지으며 팬들과 함께 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 당초 대한축구협회가 계획했던 시간보다 많은 40분을 훌쩍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계획된 다음 순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행사를 마쳤지만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면서 최선을 다했다. 평소 팬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던 손흥민 다운 모습이었다.

한결 같은 손흥민의 모습이 인상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지난 6일 호주전을 치르기 위해 숙소에 들어서면서 사인을 요구하던 팬들로부터 눈을 찔리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던 것. 당시에도 손흥민은 찔린 눈을 부비면서도 팬들에게 제대로 응답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해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손흥민은 호주전 이후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도 눈이 다소 불편한 듯 자주 찡그리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상황이 있었음에도 인터뷰 내용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혹사를 우려하는 팬들의 반응을 전하자 “제 입장도 있고 팬들의 입장도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약속 하겠다. 능력이 되는 한 최대한 오랫동안 대표팀 생활을 하고 싶다”며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스스로 논란을 가라 앉혔다.

자신을 둘러싼 혹사 논란과 해프닝이 있었지만 팬, A대표팀을 향한 손흥민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사진= 윤경식 기자,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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